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에는 하루 평균 1만 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여기다 매일 8억에 달하는 인구가 영양실조로 신음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이같이 기아선상에 처한 빈곤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오늘 1월 마지막 주일은 한국 교회가 제정한 사회복지주일이다. 바로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지의 기아민과 난민들에게 한국 교회의 사랑을 전하자는 해외원조주일인 것이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장 정명조 주교는「나눌수록 넘치는 사랑의 신비」라는 이번 제7회 사회복지주일 담화문을 통해 우리가 실천해야 할 사랑은 혈연과 지연, 신분과 종교, 그 밖의 모든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날 전쟁과 빈곤으로 비참한 모습이었던 우리들에게 원조를 아끼지 않았던 많은 나라의 고마움을 기억하고, 이제는 우리도 절박한 상황 속에 있는 해외의 여러 나라에게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불과 30~40년 전 전쟁으로 잿더미만 남았던 그 시절 우리는 살아남기 위하여 많은 나라의 원조를 받아야 했던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그때 우리를 도왔던 나라들은 우리와 하등의 연고나 이해관계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절박한 상황을 수수방관하며 자국 내의 빈민 구호가 더 급하다고 자기 변호를 할 수 있었지만 그들은 기꺼이 우리를 도와주었던 것이다.
한국 교회가 사회복지주일을 제정해 해외의 가난한 이웃들을 돕겠다는 뜻은 단순히 지난날 받은 은혜에 보답한다는 차원을 뛰어넘어 주님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다. 그 분은 우리가 아무런 연고나 이해관계도 없는 이들, 심지어 우리를 박해하는 이들에게까지도 사랑 베풀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루가 10, 25~37 참조).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사랑함으로써 진정한 인간의 발전을 이룩하자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제정된 사회복지주일을 맞아 우리는 천 원 짜리 지폐 몇 장이 죽음으로 내몰려진 수십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21세기 아시아 복음화의 주역으로 지목 받고 있는 한국 교회가 지난 9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온 해외원조사업은 그동안 수십억 원 모금돼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 등지에 매년 지원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북한 동포들에게도 지원금을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오늘 전국 각 본당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표시하는 정성과 기도는 북한 동포들은 물론 전 세계 기아민과 난민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끝으로 마더 데레사의 말씀을 묵상해 보면서 해외원조주일을 뜻 깊게 지내도록 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 것은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랑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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