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적인 쓰레기 하치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최근 관계 당국의 비공식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93년부터 프랑스 독일 중국 영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지로부터 수천 내지 수만 톤의 생활 쓰레기와 산업 폐기물을 반입, 그 대부분을 함북 산간 오지에 매장해 오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한 회사와는 94년 초부터 10년 계약으로 폐유를 반입하기로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설상가상으로 대만이 최근 핵 폐기물을 북한에 수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북한 주민의 생명까지 위협 받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럼 왜 북한이 선진 강국들의 쓰레기 하치장으로, 또한 핵 폐기물 처리장으로 국토를 내주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군비 증강과 먹을 양식을 구하기 위해서이다. 현 상황에서는 북한이 국가의 장래나 국민의 안녕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고 볼 수 있다.
배가 고픈 걸인이 찬밥 더운 밥 가릴 게재가 못되는 상황이 바로 지금의 북한 형편이라고 볼 수 있다. 김경호씨 가족에 이어 지난 22일 서해상으로 귀순해온 김영진씨와 유송일씨 두 가족 8명이 전한 바에 의하면 한 마을에서 석 달 새 7명이 굶어 죽고 한 반 학생 42명 중 절반이 참기 어려운 배고픔 때문에 등교를 하지 못한다는 증언은 북한의 사정이 얼마나 긴박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기에 강대국들이 빵을 미끼로 던지는 쓰레기를 처리하지 않을 수 없는 북한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고 동정이 안 갈 수 없다. 반면 생활 쓰레기와 산업 폐기물들을 북한에 내다 버리는 소위 강대국들의 빗나간 양심을 고발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네 국토와 자국민의 안전과 보전만 지키면 그만이라는 그들의 이기주의적 행동은 마땅히 단죄되어야 할 일이다. 그들의 행위는 배고픈 사람들에게 얼마 안 가 배탈과 복통을 일으킬 독을 밥에 섞어 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정부와 종교계 환경보전단체 등이 대만 핵 폐기물의 북한 반입을 막기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 기회에 우리 교회도 북한이 더 이상 국제 쓰레기 하치장이 되는 것을 막는 데 적극 동참해야 한다. 대만은 물론이고 앞으로 어떤 나라도 북한에 핵 폐기물을 내다 버리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그것은 오래지 않아 통일될 우리의 조국 금수강산을 미리부터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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