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하는 제2차 전국 도보 성지순례가 2월 13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의 미사를 시작으로 24박 25일 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본사가 창간 70주년을 전후해 전국 도보 성지순례를 실시한 것은 서울대교구 소속 주평국 신부의 의지와 본사의 의도가 합치된 결과였다.
지난해는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의 순교 150주년이고 또 그와 동기 동창생으로 한국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탄생 175주년이 되는 해로 한 후배 사제가 무언가 뜻 깊은 일을 한 번 해 보겠다는 결심을 가졌다. 그것은 선배들이 걸으신 순교와 피땀으로 뒤범벅 된 조국 산천을 자신도 직접 걸어 보겠다는 것이었다.
그 길을 걸으며 사제로서의 삶을 돌이켜보고 새로운 사제의 모습을 찾아 보겠다는 것이었다.
동시에 두 분 선배 사제들과 같은 순교와 형극의 길을 걸으신 선조 신앙인들의 발자취를 오늘을 사는 신앙인들이 함께 걸으며 본받자는 의미에서 순례자들을 전국적으로 동참하도록 권고했다. 그리고 사정상 순례에는 직접 참여하지 못하지만 순례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성금을 바쳐 주 신부가 계획하는 일들을 돕도록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그 일은 김대건 신부가 살았던 은이공소 터를 확보, 성지로 가꾸는 일과 또 한국 신자들이 우리 교회사를 정확히 알고 선조 신앙인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신앙의 모범을 보여준 현장들을 쉽게 순례할 수 있는 길잡이, 역사 부도를 제작하려는 것이다.
바로 주 신부의 이 같은 의지는 본사와 함께 지난해 2월 22일부터 26박 27일간의 제1차 전국 도보 성지순례를 가능케 했다. 1차 순례는 주 신부와 함께 6명의 평신도가 발바닥에 염증이 생기는 등 상당한 희생을 치루면서 전 구간을 순례한 것을 비롯 각 지역에서 순례자들이 동참하고 적지 않은 성금이 접수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이 순례의 결과로 7월 22일부터 4박 5일간 전국의 청소년 3여 명이 참가한 제1회 청소년 도보 순례가 솔뫼에서 열리고 또 몇몇 교구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도보 성지순례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느껴진 것은 성직자들의 참여가 극히 미약했던 점과 여전히 존재하는 교구 간의 장벽, 그리고 도보 순례에 동참한 신자들의 수가 많지 않고 성금 봉헌도 미온적이었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런 점들은 한국 교회 전체의 순교 영성이 부족하고 신앙생활 자체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증거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제2차 순례에는 더 많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뿐만 아니라 순례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신자들의 성금 봉헌을 통한 간접 동참도 적극 권장한다. 이 순례에의 참여가 이 시대에 참으로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이 길이 아니고는 우리 교회의 앞날도 희망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주평국 신부와 모든 순례자들에게 격려의 힘찬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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