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 우리 일행은 가까스로 S병원을 찾아갔다. 복잡하던 도로 사정과는 달리 병원 안은 고요했다. 6층 산실에서 만난 S자매의 창백한 얼굴, 백혈병으로 벌써 두 달이 넘도록 투병 중인데 그 전날 예정일을 2주일 앞두고 제왕절개로 아들을 출산했다는 것이다. 위로 두 딸이 있는 터라 경사이기도 했지만 1.7kg의 갓난애는 인큐베이터에 들어 있다고 했다.
주사 바늘이 꽂힌 S자매의 야윈 손을 잡고 기도를 하고 있는데 이 자매는 계속 흐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다른 자매의 이야기인즉 3년 동안 이 자매는 냉담을 했는데 여러 차례 방문을 했지만 그때마다 생글생글 웃기만 했지 성당에는 좀처럼 발걸음을 하지 않았고 셋째 아이를 임신해서 병원에 다니다 이 무서운 병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남편은 아내를 살리기 위해 갖은 정성을 쏟고 있느라 눈물 겨울 정도였다. 두 아이는 시골 할머니집에 보내고 자신은 병원에서 밤을 지샌 후 바로 회사로 출근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마침 사장이 군 복무 중 알았던 부대 상사여서 이 사정을 알고 군부대에 이야기해 군인들의 수혈을 받는 등 도움을 얻고 있었다.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아내의 간병을 위해 온몸으로 투신하고 있는 남편의 어질고 어진 모습을 보면서 위로할 말이 없었다. 성당에 다니고 하느님께 의탁하라는 말 밖에는….
성금을 전하고 나오는 길에 병원 성당에 들러 간절히 기도했다. 갓난 애기를 키울 엄마를 꼭 살려 달라고, 그 착한 남편의 아내를 꼭 살려 달라고.
지금쯤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를 원목 신부님으로부터 받았으리라. 그 자매의 큰 눈에서 쉼없이 흘러나오던 눈물의 샘! 주님 그 자매의 영혼과 육신을 모두 모두 깨끗이 낫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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