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출산과 낙태가 엄청나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96년 한 해 각 입양 기관에 위탁해온 산모 3천3백9명 중 미혼모가 2천8백22명(85.3%)인데 이 중 10대가 55.6%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10대 중에서도 중학생이 45명, 고등학생이 3백68명으로 전체 산모의 12.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여중고생의 분만은 몇 차례 매스컴에 보도된 극소수의 소동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토록 그 수가 엄청난 것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충격은 분만까지 가지 않고 중도에 낙태하는 수가 그 얼마이겠는가 하는 점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한 해 전체 낙태 건수를 150∼200만으로 추산할 때 그 10% 정도만 잡아도 그 수는 엄청나다.
한 예로 지난 한 해 동안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실시해온 행복한 가정 운동본부가 조사한 낙태 의식 설문조사에서 여고생의 50% 정도가「상황에 따라 낙태할 수 있다」고 응답한 것은 10대들의 높은 낙태 가능성을 짐작케 한다.
그럼 왜 10대들의 임신과 출산, 낙태가 이처럼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인가? 그 이유는 한 마디로 10대들이 성의 공해, 성의 홍수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손쉽게 음란 비디오, 음화, 저질 간행물, 광고 등을 접할 수 있고 호기심과 성적 자극을 어렵지 않게 불장난으로 연결할 수 있는 환경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곧 어른들의 악의적이고 교활한 돈벌이 수단에 무방비의 청소년들이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엄청난 잘못을 예방할 방도는 없을까? 그동안 본란에서도 누차 여러 방도를 제시해 봤지만 별다른 실효를 못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시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것은 가정과 학교, 그리고 교회 차원에서의 철저한 성교육이다. 교육 방법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어야 할 것이다. 윤리적인 측면뿐 아니라 정서적, 정신적 피해, 그리고 신체적 여러 후유증 등도 종합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악덕 저질의 상혼을 뿌리 뽑아 사회 환경 자체를 맑게 해가는 일도 중단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10대의 여성들이 일찍부터 성적 문란과 임신, 출산, 낙태 등의 불행을 경험할수록 그 나라의 장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미래의 어머니들인 그들을 건전하게 키우고 지키지 못하는 나라라면 그곳에는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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