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을 되찾자」는 소리가 높아져가는 요즘의 현상을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으로 본다는 시인 구상(요한)씨.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의 대열 속에 신앙의 토착화문제도 함께 포함돼야한다는 그의 지론은 어쩌면 한국의 모든 신앙인들에게 한결같은 바램 인지도 모른다.
현재 서울분도회관에서 4개월간에 걸친 각고 끝에「예수의 행적」을 쫒는 일을 마무리짓고 있는 구상씨는 이번 작업에서우리의 전승문화와 연결시키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힌다. 『토착화는 우리 고유전승문화에 대한 인지(認知)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문학을 포함한 모든 예술분야 담당자들의 내면 의식 속에는 반드시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가 용해되어있어야지요』
그가 강조하는 전승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는 신앙의 토착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
이 중요함을 인정한다면 신학교 교과과정에 전승문화강좌시간을 필히 마련, 성직자들의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토착화를 위한 작업은 신학적지식의 결핍 때문에 평신자 독단적으로 시도할 수 없다는 그는 전승문화를 이해하는 성직자들과 공동적으로 이루어질 때만이 우리의 삶과 밀착된 우리 신앙을 되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혼배미사, 장례미사 등에 우리 고유의 의전양식을 도입, 병행하는 것도 토착화의 한 방법이라고 제시하는 구상씨는 시를 쓰는 한 신앙인으로서 동료 문학인들과 함께 성가가사나 기도문, 미사경본 등에 나타나는 부자유스러운 표기법등도 종래에 우리가 사용해온 우리 언어들로 바꾸어보고 싶은 것이 금년도의 작은 포부라고 밝힌다.
최근에 발간된 저서「그리스도폴의 강」에서 그는『우리 가톨릭에도 다양한 관상 고행 신비수도가 있으나 그 양식은 대체로 서양적이다.
어떤 면에서 우리정신이나 생활에 이질적인 면마저 없지 않다. 한국에는 한국에 알 맞는 수도방법이 창안, 채택됐으면 하는 염원을 갖는다. 이것은 우리교회에 대치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로마가 지향하는바 신앙형식의 민속화나 고유화에 좀더 내질적 의의를 가져오는 것이라 판단된다.』라고 우리 것을 되찾기 위한 다양하고도 간절한 소망을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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