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협의체기구를 교구단위에로 환원」시키기로 한주교회의 상임위원회의 결정은 각계각층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6일 금년 들어 처음 열린 상임위원회는 어느 회의 때 보다도 크고 작은 안건들을 많이 다룬 것 같다. 그 가운데서도 크게 관심을 모은 것이 바로 이 협의체기구의 해체에 관한 결정인 듯하다.
▲이 땅에 전국규모의 조직적 평신도운동이 정착한지 이제 10년, 이 10년간 평신도사도직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결과가 이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평신도운동의 육성을 위해 헌신해온 많은 이들이 이 상임위 결정에 크게 실망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번 결정의 대상 협의체인 평협을 비롯 꾸르실료협의회, 농민회, 노동청년회 등은 각기 그 나름대로는 하느님의 말씀을 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교회의 진로를 밝힌 제2차「바티깐」공의회는「조직적 사도직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교회의 교류와 일치를 나타내는 표지」라고 선언하고 있다. 나아가서 공동의회 교부들은「사도적 활동을 돕기 위한 협의체를 본당단위, 초본당적, 초교구적, 전국적, 국제적 범위」로도 설치하길 권고하고 있다. 이는「긴밀한 협력만이 현대 사도직의 모든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고 그 성과를 지속시킬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결정을 내린 상임위원들이 이정도의 공의회 내용을 모르는 분들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그러면 누구보다도 이 규정을 잘 알고 있는 주교들이 이번 결정과 같은 苦肉之策을 따르게 된 이유를 한번쯤은 헤아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만약 지금까지의 활동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다면 이번결정을 계기로 겸손된 자세로 이를 재반성 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현재로서는 상임위의 결정은 아직 아무런 法的효력이 없다. 주교회의의 의제로 채택된데 불과하다. 모든 결정은 오는 춘계주교회의 총회에서 내려지게 된다. 결코 흥분할 때도 아니고 또 흥분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지금이 싯점에서 필요한 것은 주교회의에서 교회 액션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보다 현명한 결정이 내려지도록 기도하는 자세가 아닐까?
사랑의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善益을 우리에게 안겨 주실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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