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름발이」란 다리 하나가 짧거나 탈이 나서 약간 절름거리는 사람을 말한다.
근래에는 보기 어렵게 되었지만 길을 가다가 우연히 절름거리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더없이 측은하고 애처로운 마음이 드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감정은 아니리라.
그런데 우리교회 우리 신자들 안에서 더 많은 절름발이를 보게 되는 것은 웬일인가.
우리나라 교세는 지금 정부의 절대적인 인구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인구성장 추세를 따라가지 못한다. 10년 전이나 오늘이나 여전히 1백만 신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이다.
오늘 우리 교회에는 진정한 의미의 훌륭한 지도자가 적다고 한다. 수많은 동포가 하느님을 모르는 채 무지와 방황 속에 허덕이고 있는데도 내내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무기력한 교회의 모습은 바로절름발이요 지도자의 빈곤 때문이 아닐까.
2천5백년전 중국의 春秋戰?時代 그 극심한 사회적 혼란 속에 孔子는 天下하며 仁을 설과하고 君子論을 말하였다.
공자는 자연이나 귀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仁은人也)를 중시했으며 유가에서는 仁을 체득한 이상적 인간을 君子라 칭했다.
군자란 대개 官位있는 자ㆍ덕이 있는 자의 두 뜻이 있다.
그러나 유교적인 사고로 보면 有德한자는 모두 관 위에 있어야하므로 결국 유능한자를 말하는 것으로 된다. 유교에서는 성인이 되는 것이 종국의 목적인데 그러자면 완전성을 조건으로 한다.
이에 대하여 군자는 높은 도덕성을 가진 사람을 말하며 이런 사람이어야겠다는 한 본보기로서 군자라는 말을 쓴 것 같다. 공자의 이상은 군자였다. 원래 군자란 임금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계급사회에 있어서 지배자의 아들 즉 귀족을 말하는 것인데 공자에 의하여 사람의 귀족이라는 뜻에서 고귀한 사람(Noble minded man)이라는 의미로 전용되었다.
또 詩?의 國風 小雅編에 나타난 군자라는 말은 후세의 소설에 나오는 公子 相公의 명칭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아무든 공자가 말하고 있는 군자는 인격이 고상한 사람이다.
즉 도덕을 지키며 적어도 일부분의 仁道를 다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論語에 나타난 군자의 뜻은 잡다 하지만 단적으로 표현해서 자기의 인격을 완성하고(修己) 나아가서 대중을 이끌 수 있는 (治人)지도자를 말한다.
군자란 현대적 의미로 신사라 해도 좋을 것이다.
멋진 양복이나 입고 외모에만 지나친 관심을 갖는 바람둥이 신사가 아니라 서양의 대표적 신사인 영국신사와 유사한 점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조건을 보면
①자제력이 있어 말이 적고 예의에 바르다.
②정직하고 특히 함부로 약속을 안 하지만 일단 약속한 것은 꼭 지키며
③「페어ㆍ풀레이」 정신에 투철하다.
그런데 우리교회 안에 지도자 문제는 그만 두고라도, 비교적 열심한 신자가 정에서까지 그 신자생활을 사회생활과 대비해볼 때 절름발이일 수밖에 없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 절름발이 우리들 세계와 교회 안에 그리스도인다운 군자는 어디 있는가.
진정한 신도라면 그 사도직을 수행하고자하는 열정과 의기가 충만하다면 먼저 절름발이 생활을 청산하고 군자의 도리부터 배워야 하리라.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