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고 하는 이 시대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한 삶을 강요하고 있다. 이 사회의 생활환경과 조건들이 번잡해졌으므로 사람들이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낙오되고 후퇴하는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로 부지런하지 않고서는 충실히 꾸려나가기가 힘들게 되었다.
신앙의 자세와 교리에 대한 인식이 새로와져야 하는 것이 특히 제2차「바티깐」公議會 이후의 산정인데 때문에 이 시대는 그리스도교 세계의 한 역사적 轉換點이 되어있다.
어떤 保守的 신앙인들은 제2차 공의회가 너무 내세워지고 신앙자세와 교리에 대한 인식에 너무 과감한 변혁이 촉구되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과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고 이맛살을 찌푸리는 예도 있다.
그러나 교회가 교회자체로서만이 아니고 이세상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 등 존재가치와 생명력을 발휘하여 존재해야한다는 어쩔 수없는 조건 때문에 제2차 바티깐공의회가 열린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로 인해 초래된 교회의 전환기는 실상 너무 늦은 감이 있으며 따라서 이 공의회의 정신을 따라가기 위해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할 과제는 막중한 바가 있다.
이제 우리는 가톨릭 출판물이 신앙에 영양분을 주는 糧食이라고 하는 말이라든가, 성당의 강론대만으로서는 우리의 신앙에 필요한 말씀들을 다 전해줄 수 없으니 교회출판물들을 읽어야 한다는 등의 상식적인 생각에서 한걸음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것 같다.
즉 우리는 역사적 전환기의 신앙인이 지녀야 할 지식과 소양들을 조속히 섭취해야 한다는 특수한 조건에 붙잡혀 있는 것이다. 이 조건에 대해 무관심하다면 바로 신앙에 대해 냉담한 상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늘의 신앙적 냉담자는 교적부위에서 행방불명이 되었거나 교무금을 제때에 내지 못한 사람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교회출판물에 대해 무관심한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냉담의 상태는 敎階制度上의 높은 이와 낮은 이를 가릴 것 없이 무관심 그 자체에 의해 초래되는 손상일 것이다. 시대는 쉬지 않고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인들이 신속히 알아야하고 해결해야할 일들이 또한 많이 있다. 이렇게 알아야하고 해결해야할 문제들을 우리는 무엇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가. 일차적으로,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실생활의 체험을 통해서 발견할 수도 있지만, 보다 원만하고 체계있는 소식과 논평은 교회출판물속에서 발견해야 한다.
국내외에서 새로이 발간되는 교회출판물과 문헌들을 계속해 읽고 있는 이가 있다면 틀림없이 그는 가장 성실하고 참신하고 아름다운 신앙심을 가지고 생활해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믿어도 좋을 것이다.
신자들의 지식수준과 직업분야와 성격 취향에 따라서는 독서가 힘드는 개인사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출판물의 내용들도 마찬가지로 다양해서 성의만 내면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책을 가까이 하며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생활이 일반비신자 대중에 비해 눈에 띠게 독서의 모범을 보여주며 쉬임없이 진리에 맛들이고 탐구심을 지니는 추세가 생긴다면 이 세상의 福音化는 마침내 왕성하게 실현되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교회 출판물을 읽어야할 이상과 같은 의무를 새삼 각성하면서 이제 우리는 국내 가톨릭출판계에 제기된 하나의 動議에 대해서도 검토해보아야겠다. 그것은 교회출판물보급의 중요성에 따라 설정된「출판물보급주일」을 季節에 연관시켜 재조정함으로써 출판물보급운동의 實效를 더욱 거둘 수 있지 않을까하는 문제이다.
교회출판계와 매스콤 분야에서는 이 출판물 보급주일을 일반사회에서 이른바 燈火可親의 계절이라고 하고「독서주간」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가을철로 옮겨서 설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대두되어있다.
하나의 대중계몽운동은 비록 교회의 것이라 하더라도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情緖的 여건에 조화를 이룸으로써 實效를 거둘 수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이 문제는 主敎會議의 배려에 의해 재조정될 수 있으면 다행이겠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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