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들이 남긴 속담들을 살펴보면 우리민족의 놀라운 재치와 유머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발 없는 말이 천리길을 간다.」느니「등잔 밑이 어둡다.」또는「가랑잎이 솔잎보고 바스락거린다고 한다.」등등 헤아릴 수없이 많은 속담에서 조상들의 뛰어난 슬기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속담에 담겨진 고차적인 생활철학과 풍부한 기지는 오늘날 우리 생활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조상들이 이처럼 아름다운 속담을 남긴 것은 그들의 생활이 그만큼 여유가 있었지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웃는 얼굴에서 우는 말이 나올 수 없고 슬픈 얼굴에서 행복한 말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웃끼리 따뜻한 情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던 조상들의 牧歌的 풍경의 농경사회 속에서 만들어진 말들이 아름답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情으로 연결된 사회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말들은 자연히 이 情을 바탕으로 한 情다운 말들이었던 것이다.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속담들을 만들어낸 조상들의 情을 바탕으로 하던 언어구사와는 달리 언제부터인가 우리주위에서 쓰여지는 말들은 거칠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워낙 험한 말들이 많이 쓰여 지다보니 웬만한 욕설쯤은 이제 면역이 돼버렸을 정도이다.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생활고와 생존경쟁으로 인한 거칠어진 人心때문이라고들 풀이하지만 특히 철모르는 꼬마들까지 이런 욕설을 예사로 사용하는 데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얼마 전 某단체회합에서의 일이다. 회합을 마친 참석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에 갔을 때 실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맞은 식당에서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이때 한 참석자가 식당종업원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서슴없이 퍼붓는 것이아닌가. 同席했던 사람들까지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를 욕설에도 그 종업원은 과연 어떠한 느낌을 받았을까? ▲특히 이날 그 식당은 미리 예약을 해놓은 집이었기에 참석자들 모두가「천주교신자들」이란 것을 다 알고 있었을 것을 생각할 때 이 문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성질의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해야 할 신자들의 모임에서 이런 폭언이 튀어나왔을 때 그들은 크리스찬들을 과연 어떠한 눈으로 보겠는가. 적극적으로 전교를 하지는 못하더라도, 나의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인 전체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일은서로가 조심해야 할 것이다. 먼 곳의 큰일을 찾기에 앞서 우선 내주위의 적은 일에서부터 신앙인의 자세를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