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 교리교육위원회는 주교회의 결의에 따라 지난해 10월에 각교구 교리교육대표자회의에서 위원회 산하에 교재편수부를 두기로 결정하고 그간 편수부 팀의 구성을 완료하고 금년 2월부터 교리교재의 연구·편찬·발간의 실무에 착수하였다고 한다. 그 확정된 발간계획을 본다면 국민 학생용 여름방학교리를 위시하여 학생용 견진교리.
그룹교리서. 구세사 교사용 해설서. 대인 영세반 교리교수안 성인견진 및 재교육강의 집 등 상당히 광범위한 것이다.
이제까지도 주일학교와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교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금번에 처음으로 전국적으로 통일된 교리교재를 광범위하게 연구 편찬 발간하는 계획을 실천하기에 이른 것은 실로 가뭄에 바랐던 비가 내린 것 같은 느낌이다. 시기가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마는 오랜 대망이 햇빛을 보게 된 것은 실로 교회를 위해 큰 다행으로서 교리교육위원회의 용단에 찬사를 드리는 바이다. 그런데 최근의 보도에 의하면 대구교구에서는 교구 독자적으로 교구주일학교연합회 주간으로 초․중․고학생용 및 교사용 교재를 편찬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지금까지 전국적인 통일된 교리교재의 출현을 초조히 고대하던 나머지의 부득이한 대책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각 교구에서 연구 수집한 교재자료를 전국편수부에서 종합 검토하여 통일된 교재가 명실 공히 결실을 보도록 각별한 협력이 요청될 것이다.
한편 청소년의 교리교육문제에 관하여 생각해볼 때 이것은 교회의 막중한 과제이다.
현대세계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문제의 하나가 청소년의 지도문제이고 따라서 교회의 교리교육도 청소년층에 집중할 필요성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므로 로마에서 작년도 시노드(주교대의원대회)에서도「청소년의 교리교육」문제가 주제로 등장할 정도로 그 긴요성이 강조되었고 따라서 금년도 한국교회의 대부분의 교구사목지침에도 청소년의 교육에 최대의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이와 같이 막중한 청소년교육에 필요불가결한 교리교재의 발간이 오늘날까지 소홀하였던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라도 전국교재편수부의 활약이 크게 기대될 뿐만 아니라 각 교구의 관계기관과 사제전문가들의 적극적인 격려와 협조가 요구된다. 여기서 통일된 교재편찬의 방향성과 내용에 대해서 몇 가지의 의견을 제시하고자한다.
첫째는 로마에서 지시하는 교리교육지침에 대해서는 보편적 교회의 한지체인 한국교회는 거기에 따라야함을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큰 테두리의 방향성에 한한 것이겠고 그 구체적인내용에 관해서는 오늘의 한국에 적응한 표현이 되어야할 것도 물론이다. 오늘날까지의 한국에서의 교리교육을 회고해볼 때 지나치게 로마 중심적이고 외국선교방식에 탈피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근래에 와서 특히 제2차「바티깐」공의회이후부터 각 국가지역과 민족문화에 교회의 토착화가 허용되고 또 장려되고 있지마는 아직도 한국교회가 교리교육면에서나 신앙생활면에서 얼마나 토착화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는 극히 의심스럽다. 그러므로 교리와 신앙의 초보를 내딛는 청소년시절의 교육에서부터 오늘의 한국의 시대적 징표와 한국교유의 문화적 토양에 적응할 수 있는 표현방법으로 신앙의 뼈대를 이루어주어야 하겠다. 「세살 적 버릇이 여든 살까지」라는 속담과 같이 어릴 적의 교리주입이 평생을 두고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중시하고 올바른 교회관·근간적인 교리. 그리고 생활하는 신앙관을 심어주는데 역점을 두는 교재내용이 되었으면 한다. 특히 교재가 너무 서구적 사고방식인 이론으로 편중되지 말고 동양적 직관을 통한 생활화에로 방향을 전환하는데 용단을 내려주었으면 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이제까지의 교리교재가 4백년 전의「트렌토」공의회 정신에 입각했던 것인만큼 이제부터의 그것은 2차「바티깐」공의회의 정신에 투철할 것도 재언할 여지가 없다.
여기에는 구세대의 기성교리개념에 구애함이 없이 교회의 앞날과 미래의 세대를 위해 전진적이고 거시적 차원에서 교재의 방향수정에 신중과 현명과 용단을 다해줄 것을 촉망하는 바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