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은 눈깨비도 아랑곳없이 바삐 옮겨놓으면서 진눈깨비가 내리는 캄캄한 밤하늘을 우러 보면서 성당에 당도했고 곧 교리반이 형성되고 본당 주임신부님의 인사말씀과 신부님의 생소한 강론과 『여기모인 여러분은 하느님의 부르심 즉 성소를 받음으로써 여기오실 수 있었다』는 어딘가 나의 조금 전의 예상도 못했던 행위와 부합되는 듯 느껴지곤 했다.
그 후 친구들의 모임에 늦게 참석했는데 그 마음의 평안함이 무엇이라 형언키 어려운 감회에 사로잡혔다. 다음날 집사람에게 『어제 어디를 다녀왔는지 아느냐』니까 『모임에 갔었잖아요.』하는 퉁명스러운 댓꾸에 『실은 교리반도 다녀왔다』는 의외의 답변에 한동안 어리둥절하더니 재차확인하고는 뛸 듯이 기뻐하는 모습은 여지껏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음은 무엇을 뜻하는지! 영원히 구원받지 못할 나락으로만 떠내려가면 사십 중반에 도저히 회고할 기미가 손톱만치도 없던 더군다나 무엄하게도 성서한 줄 읽은 일조차 없는 무식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신앙이 운운 고백이 운운하던 지난날을 돌이켜 보건데 집사람의 그 좋아 뛰던 순간이 지금껏 지속된다 해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구원받을 길 없던 내가 늦게나마 성서를 정독할려고 애쓰게 되었고 성전에서는 옷깃을 여밀 줄 알게 되었다. 지난날 시간이 없어서 운운하던 내가 오히려 주일과 「하늘의 문」쁘레시디움 모임 일요일 매 수요일을 어린애같이 고대하게 되니 이것이 무슨 변화인지 조화인지?
오직 천주님과 성모님만이 아시며 인도하시는 성소라고 굳게 마음속에 다짐하고 재삼다짐하고 있읍니다.
절에 다니시며 완고하시던 어머님과 학교관계로 늦어진 나머지 두 아이도 나와함께 영세를 받아 전 가족이 성가정(?)을 이루게 되었음을 천주님에게 무한한 감사와 기도를 드리고 있다.
요즘 나는 행여나 미사시간에 늦을세라 아이들을 독촉하고 혹시나 주일을 결할까 두번 세번 확인하려는 잔소리꾼으로 변신된 자신을 의식하곤 한다.
그해 7월에 영세 받고 9월 달엔 내 스스로 레지오마리아단의 일원이 되었으며 같은 해 12월엔 견진성사의 은총을 천주님께서 나에게 내리셨다.
잠꾸러기인 나에게 종종 새벽 미사에 참례할 수 있는 힘을 주셨고 차중이나 길거리에선 화살기도文을 외우게끔 해주셨으며 선배격인 냉담자에게 후배로서 감히 교회에 나오시도록 권유할 수 있는 용기를 주님은 나에게 주셨다. 주님으로부터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받고만 있는 미약한 나 무엇으로 어떻게 그 커다란 주님의 은총에 보답해 드려야할지 항시 걱정스러우나 오직 주님만을 위하고 성모님을 공경할 수 있는 나의 힘이 다할 때까지 주님의 말씀을 따르고 전하며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 매진해 나아가겠다,
▲본사에서는 입교수기를 널리 모집하고 있읍니다. 서입교동기나 당시의 심리적 배경 등을 내용으로 보내시면 됩니다. 채택된 분에게는 소정의 고료를 드립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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