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자들의 聖母께 대한 신심은 예로부터 유명하다. 웬만한 성당엔 거의 다 성모상이 모셔져있기 마련이고 신자들은 성체 앞은 지나치는 일이 있어도 성모상 앞에서는 열심히들 기도하는 모습들을 잘못 이해한 외부사람들이「가톨릭은 성모 마리아를 믿는 종교」라고 오해할 정도로 성모께 대한 신자들의 정성은 대단하다. ▲성모마리아와 한국교회는 이상하게도 인연이 깊은 것 같다. 성모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바로 그날 우리는 해방을 맞았다. 예수의 어머니로서 겪어야할 모든 인간적인 고통에서 해방되어 하늘나라로 승천하신 날, 우리 韓民族은 일제의 압박으로부터 풀려났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교회가 성모공경에 유별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짐작할만하다. ▲특히 한국 신자들의 뜨거운 성모 공경심에 대해 이는 韓民族의 민족성에서 그 이유를 끄집어내는 사람도 있다. 성모의 일생은 한마디로 전적인 희생과 전적인 순명으로 점철돼있다. 한민족이 지나온 과거역시 비록 차원은 다르다 할지라도 지배층에 의한 피어린 희생과 순종의 역사 바로 그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적인 희생과 순명 뒤에 숨은 성모의 고통이 구세사적 의의를 지닌 값진 한민족이 받은 고통은 단지 지배층과 강대국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너무나도 억울한 고통이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맛보고 느껴야할 아픔에는 차이가 없다. ▲절대 순종과 희생만을 강요당해온 우리의 선조들, 그리고 그 피를 이어받은 우리 신자들이 희생과 순명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성모께 대한 공경심이 깊이 우러나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성모를 중심으로 한 각종 신심운동이 한국에서 크게 활기를 띄고 있다. 레지오마리에가 그러하고 푸른 군대 또한 대단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 ▲성모의 군사로서 희생과 봉사를 생명으로 교회를 위해 남모르게 헌신해온 레지오마리에가 금년으로 한국진출 25주년을 맞았다. 남들이 외면하는 일도 기꺼이 자원하고 나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심고 있는 이들 단원들의 활동은 한국교회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진출 은경축을 맞는 오늘날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발전을 위해서는 항상 최소한의 진통이 있기 마련이고 보면 한국교회의 주춧돌인 성모의 군사들에겐 이정도의 어려움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진다. 레지오마리에의 비약적인 발전을 다 같이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