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해선 폭력을 거부하라」-교황 바오로 6세는 금년 평화의 날 메시지에서 이처럼 폭력의 배제를 호소했다. 이는 금년 평화의 날 메시지에서 뿐만 아니라 기회 있을 적마다 외쳐온 老교황의 끈질긴 호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불행스런 폭력사태는 조금도 수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가 간의 이해관계로 인한 폭력, 인종과 민족 간의 갈등에 의한 폭력, 거기다 약자에 대한 강자의 횡포 등등 온갖 有形ㆍ無形의 폭력이 그칠 날이 없다. ▲특히 얼마 전에는 이태리, 그것도 성청이 자리 잡고 있는「로마」시의 중심가에서 대낮에 집권정당의 의장이 납치, 살해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태리는 프란치스꼬 성인을 비롯한 많은 성인ㆍ성녀를 배출한 나라이다. 그리고 역대 교황의 대부분이 이태리출신임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교황을 가장 가까이 모시고 있는 대표적인 가톨릭국가에서의 납치ㆍ유괴 극이 오늘날 전 세계적인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실로 아이러니칼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로씨의 살해도 현대 이태리에서 연이어 일어나는 유괴범죄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단지 그대상이 지금까지 이태리 정국을 이끌어왔고 앞으로 이태리 발전을 위해 기어할 수 있는 일꾼이었다는 점에서 특이할 분이다. 또 그동안 마지막 순간을 느끼며 애절하게 구원을 호소한 한 생명의 최후를 보면서도 속수무책이었던 伊정부에 대한 비판이 전 세계적으로 소용돌이쳤기에 이 사건이 돋보였을 뿐이다. ▲가톨릭의 총본산이 자리 잡고 있는 가톨릭국가 이태리에서 이와 같은 폭력이 쉼 없이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어떻게 이해해야할 것인가? 소수특권층에 의한 富의 독점과 경제의 혼란 및 이로 인한 실업증대가 이처럼 무서운 결과를 유발했다고 하지 않은가. 외신이 지적하듯 소수의 횡포가 이처럼 많은 하느님의 백성을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게 했다면 이는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폭력사태의 빈발은 우리교회로 하여금 뼈아픈 자기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이태리교회뿐만 아니라 전세계교회가 풀어나가야 할 하나의 숙제라고도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우리교회는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이들이 교회에서나마 훈훈한 인정을 느낄 수 있도록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줬는지-한번 반성해 볼 필요가 없을까? 교회에서 마저도 외면당하는 것으로 느껴진 인간의 행위에서 하느님 질서의 한계를 기대하기는 힘든다.「평화를 위해선 폭력을 거부하라」는 교황의 말씀은 폭력당사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하는 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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