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우리의 사랑하올 천상어머니의 달이다. 가톨릭교회가 이달을「성모의 성월」로 제정한 것은 우리가 성모님을 더욱 사랑하고 공경하며 그 모범을 따르고자 할뿐만 아니라 그에게 우리의 모든 것을 더욱 봉헌하고 특별한 전구와 은혜를 청하며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더욱 실천하기 위해서이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느님과 인간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시나 성모님은 그리스도의 중개성을 훼손하지 않으시면서 구속 사업에 누구보다도 깊이 참여하셨다. 그리고 영보(領報)에서 승천 후까지 인류에 대한 성모님의 모성적 역할은 그리스도의 구세주로서의 역할에 종속되어 계속됨을 교회의 신앙은 고백하고 있는 바이다.
또한 성모님과 그리스도의 일치는 성모님과 교회의 일치를 증거하며 교회가 하느님과 인간의 일치의 성사임과 같이 성모님은 교회의 원형이요, 교회의 신비 안에 뛰어난 자리를 차지하신다. 하느님 구원의 뜻을 성모님께서 실천하신 것처럼 교회도 구원의 사명을 이행함으로써만 우리의 어머니가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개인적 의무와 사도적 의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성모님을 모든 덕의 모범으로 우러러 모신다.
성모님과 교회의 관계가 이러할 진데 우리는 그분을 따르고 그분의 은혜에 더욱 힘입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각자는 얼마만큼 성모님을 신뢰하고 그에 대한 신심을 실천해왔으며 앙모해왔느냐를 한번 자문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이 성모의 성월에 즈음하여 다시 한번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다짐하고 그에 맞갖는 효성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로 우리는 성모님을 더욱 사랑하고 공경해야할 것이다.
아들 다음으로 천사와 사람들 위에 높혀진 성모님은 구원의 신비에 참가한 하느님의 어머니시며 종신토록 동정이시며 원죄에 물들지 않고 잉태되신 분이시며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 영광에 울림을 받으신 분이시며, 구세주 잉태하시는 순간부터 영원히 인류의 구원을 도우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또 성모님은 하느님과의 관계로만 생활하시며 하느님 옆에 계시며 하느님만을 말씀하시며 우리가 성모님을 부르면 성모님은 반드시 하느님을 부르시기 때문이다.
둘째로 성모님을 더욱 앙모하고 따르고자 해야 할 것이다.
그분의 위대하신 겸손과 순종이 인류의 구원을 가져오게 하심과 같이 우리도 성모님께 더욱 순종함으로써 더 큰 구원의 은혜를 얻어 누릴 수 있다.
또한 그리스도와 우리는 한 몸을 이루기 때문에 그분은 마땅히 우리의 어머니시며 그리스도께서도 십자가상에서 성모님이 우리의 어머니이심을 분명히 가르쳐 주신바 자녀가 어머니를 따르고 앙모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셋째로 우리는 더욱 성모님의 전달을 구하고 은혜를 청해야 할 것이다.
이 세대만큼 성모님의 자비와 권능과 은혜를 더욱 필요로 하는 시대도 없다. 왜냐하면 그분의 자비는 길 잃은 모든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서이고 그분의 권능은 하느님을 거스려 반대하는 원수를 위해서이고 그분의 은혜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서다.
넷째로 우리는 성모님께 대하여 더욱 우리의 모든 것을 봉헌해야할 것이다.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성모님께 우리의 모든 것을 봉헌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성모님께 대한 우리의 봉헌은 성모님을 통해서 당신 아드님에게까지 이르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가 성모님께 온전히 봉헌코자하던 우리의 육신을 바쳐야 하며 우리의 영혼과 모는 능력 즉 지혜와 자유의지를 성모께 대한 봉사로 바쳐야 하며 영육간의 모든 것을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의 공로덕행 선행 등으로 바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희생을 수반하지 않는 봉헌은 아무리 주님을 따라 십자가를 졌다고 하여도 그것은 주님이 계시지 않는 십자가여서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만다.
다섯째로 우리는 전 인류에게 부단히 경고를 거듭하고 계시는 성모님의 간곡한 호소의 말씀을 저버려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인자하신 성모님을 통해 하느님의 진노를 풀어주시도록 열심히 간구해야만 한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이성모의 성월에 더욱 그의 천상 영광을 드높이고 보다 더한 찬미를 드려, 성모님의 마음을 더욱 기쁘게 해드리고 모든 인류로 하여금 하루속히 성모님의 품안으로 돌아오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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