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풍류객을 일컬어 「황량」이 라고들 표현하고 있다. 멋이 있고,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을 지칭하는 이 「황량」이라는 말은 원래 신라의 화랑에서 나온 말이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산하를 누비며 무예를 닦고 온 국토를 순례하여 인격을 연마하다 여가를 틈타 풍류에 흠뻑 젖기도 했던 화랑들, 그들은 확실히 시쳇말로 멋있는 사나이들임에 틀림없다. ▲한국을 방문 중인 세계적인 석학 吳經熊 박사도 화랑들을 「멋있는 사나이들 」이라고 평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이 이처럼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게 된 정신적인 기지를 바로 화랑정신에서 찾으려했다. 그는 이번 방문길에 화랑의 옛 터전들을 골고루 돌아보고 화랑정신의 자식들을 더듬어 보겠다고 했다.
▲세계적인 석학의 눈에도 화랑정신은 관심의 대상이 됐던 모양이다. 그의 말 가운데 이교적인 인사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동양의 것을 찾아 동양문화의 우월성을 입증해온 그이고 보면 이것이 전적으로 외교적이 인사치례만은 아닌 것 같다. 확실히 화랑정신은 한민족의 핏속에 면면이 이어져 온 하나의 민족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민족이 그토록 많은 외세의 침략에도 굴하지 않고 끝가지 지탱해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굳센 화랑의 얼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오늘날 각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화랑정신의 고장운동고 따지고 보면 바로 이 잊혀져가는 민족혼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원래 화랑정신은 불교사상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화랑정신의 核을 이루는 花郞五제도 圓光法師의 가프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나라와 부모 그리고 벗들에게 할일을 다하고 전체를 위해 나를 흔쾌히 던질 수 있는 이利他의 희생정신은 곧 가톨릭의 사랑과도 통한다. ▲오늘날 철저한 自我中心의 이기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서 희생심을 바탕으로 한 화랑의 얼을 찾아보기란 참으로 어렵다. 땅에 떨어진 도의 관념, 늘어만 가는 청소년 범죄, 그리고 소아병적인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젊은이들… 이 모든 것이 희생심의 부족의 결과이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가슴에도 6ㆍ25때 군번 없는 용사도로서 장렬히 산화한 선배들에게서처럼 화랑의 얼을 되찾아야겠다. 참으로 「멋있는 사나이들」이 아쉬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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