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자기가 일약 유명한 존재가 돼있더라고 술회한 詩人 바이런의 말이 연상될 정도로 지난 週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온통「引上 투성이」었다.
전 신문과 방송이 인상소식을 전하느라고 부산을 떠는 가운데 은행 金利가 오르고 전국의 시내버스 요금이「전격인상」됐으며 택시 지하철 고속버스요금도 뒤따라 껑충껑충 뛰었다.
나는 하루전날 라디오「漫評」프로그램에 연탄 매점매석에 관한 내용을 녹음해 놓았던 터라 연탄 값이 동태에는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는데, 연탄 값만은 전기요금과 함께 위로 미뤄서 인상하리라는 소식이었다.
가벼운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나는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있구나, 하는 자책감을 금할 수가 없었다.
값이 오르기 전에 마구 물건을 들여놓아 가수요를 유발하는 사회풍정을 꼬집고 그런 사람들을 꾸짖었지만 실제로는 물건 값이 계속 오르는 것이기에 방송에서 寸評을 가한다는 것이 오히려 부질없는 일일 것 같아서였다.
뭐든지 자꾸만 오르고 있다.
땅값도 오르고 집값도 오르고 利子도 차삯도 오르는데 사람들의 인정만은 메말라가고 있다.
지나칠 정도로 과열된 인플레 현상 속에서 나는 두 사람의 경우를 보았다.
하나는 전세 집에 살다가 지난해 봄 다소 무리를 해서 서울변두리의 조그만 집을 마련한 샐리리맨. 그 당시 그는 살기가 편하다고 하는 아파트로 전세를 얻어서 가느냐 아니면 불편하고 작은 집이지만 내 집을 마련하느냐 하는 갈림길에서 괘나 궁리도 한 끝에 「내집」쪽을 택했던 것이다.
그랬는데 그 시기가 묘한 것이, 집을 사고 난 바로 뒤부터 江北지역의 단독주택들이 부동산 투기대상이 돼 날이 가고 달이 지날수록 값이 자꾸만 올라 1년만에 거의 3곱절을 받고 팔수 있었다. 가장 쌀 때 가장시세가 없던 지역에 집을 마련해 가장 올랐을 때 팔았기 때문에 그는 좀 더 나은 집으로 이사를 가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친구들은 그를 만나면 결단한번 잘 내려서 1년만에 1천만원 이상을 벌었다고 농담을 걸기까지 한다. 그 자신도 1년전에 아파트에 전세 들었던들、올라가는 전세금에 따르지도 못한 채 자꾸만 작은집으로 전세를 옮겨갔으리라고 여기고 있다.
인플레 현상 속에서 내가 본 또 한사람은 착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며 여러가지 형태의 저축을 해서 결혼 10년만에 처음으로 내 집 장만에 나선 사람.
저축의 속도가 집값인상의 폭을 쫓아가지 못 할 것만 같아서 빚을 좀내는 한이 있어도 올봄에는 「내집」을 하나 잡아야겠다고 작정하고 적당한 집을 계약했다. 마침 준비한 돈이 총액의 1할도 못됐지만 계약금으로 받아주는 주인을 고맙게 여기면서 계약을 했다.
그리고 나서 중도금을 치루는 날 그는 뜻밖의 상황에 봉착했다.
『규칙대로 계약금의 두배를 돌려 드릴테니 이돈 갖고 가세요.
사정이 있어서 집을 팔지 않게 됐으니 말이요.』
이러한 집주인의 말 이면에는 계약을 하고 중도금을 받는 그 시일동안에 이미 집값이 받아놓은 계약금의 2배보다 훨씬 더 올랐으며 오른 만큼 더 받기 위해서 해약을 한다는 의도가 깔려있었다.
○ ○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 오르는 물가 인상추세 속에서 사람들 스스로가 「사람값」을 떨어뜨리고 있는 이 사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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