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단히 계속되는 기술개발에 발맞춰 오늘날과 같은 산업사회 하에서는 각종 상품의 질이 날로 고급화ㆍ다양화되어가고 있다. 인간의 무궁한 창의력은 보다 우수한 제품을、보다 값싸게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내고 있다. 분업화에 의한 대량생산 체제는 상품가격의 저렴화를 가능케 했고 우수한 두뇌의 흡수로 기술혁신을 이룩、고도의 정교한 상품을 생산 해내고 있다.
▲보기에도 훌륭한 각종 원자재나 폐품들도 몇 차례 工程을 거치는 동안 하나의 탐스런 상품으로 탈바꿈한다. 그러나 이러한 하나의 완성된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인간은 숱한 땀을 흘려야한다. 각종 원자재는 공장의 공정을 거치는 동안 갈고 닦여져 하나의 세련된 상품으로 탈바꿈해 가는데 비해 이것을 만들고 있는 인간은 그 작업에 쏟는 노력에 정비례하여 피로해져간다. 근로자들의 손발엔 못이 박히고 그들의 신체기관은 각종 산업공해로 좀 먹혀간다.
▲적어도 이 작업과정에서는 상품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지 인간이 상품을 위해 존재하는지 분간하기 힘든다. 하나의 상품을 위해 한낱 도구로 전락된 인간-이것이 오늘날 기계문명시대에 사는 인간의 自畵像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계적 동작의 반복만을 일삼는 근로자들이지만 그들도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찾으려는 욕구는 있다. 생명 없는 기계와는 다른 영과 육의 결합체인 인간으로서의 근로자들은 영적인 세계를 찾기 마련인 것이다. 특히 주어진 여건이 나쁘면 나쁠수록 영원의 세계에 대한 이들의 동경은 더욱 짙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들의 안타까운 영적인 갈구도차거운 현실 앞에 스스로 꺾여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작업시간에 얽메인 근로자들에겐 신앙생활을 위한 시간이 허용되지 않는다.
주일미사 참례마저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들의 이러한 딱한 사정을 제대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데에 있다. 아직도 많은 본당에서 JOC는 있어도 그뿐、없어도 그뿐 별 볼일 없는 단체로 생각되고 있다.
▲이는 JOC가 가장 모범적인 액션단체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외국의 경우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가난한 이의 교회、노동자ㆍ농민의 고통에 동참해야한다는 교회가 이들 젊은 근로자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주고 있는지 한번쯤 반성해볼 일이다. 힘든 작업환경에서 박봉에 시달리는 이들의 피곤한 몸을 교회에서 마저 포근히 감싸줄 수 없다면 어찌 스스로 사랑의 교회로 자처할 수 있겠는가.「많은 본당에서 JOC가 본당을 위해 일해주길 바라기 때문에 이들에게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JOC지도 신부세미나에서의 반성은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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