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2백주년을 5년 앞둔 한국 가톨릭교회는 6·25동란을 겪은 이후 계속 교세의 확충을 보아 77년 말 현재로 신자총수 1백14만4천명에 달하였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53년도 통계에 비하면 교구는 7→14로서 2배, 본당은 179→528로 2·9배 한국신부는 215→818로서 3·8, 외국인신부는 156→270으로서 1.7배, 신자총수는 28만5천7백52→1백14만4천2백24로서 4배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는 1백여년의 박해 하에서 자라난 교회로서 또한 변천이 극심한 지난 4반세기를 지나면서 장족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 냉담자가 14만7천2백명, 거주 불명자가 14만9천8백93명, 계 29만7천93명으로서 이들은 신앙생활을 성실히 하지 않는 부실신자들이다. 이와 같은 신자가 총신자의 26%에 달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74%의 신자가 모두 다 착실한 신자들인가도 보장되지 못한다. 여기서 한국교회가 과거의 복음 선교에 대한 재반성을 진지하게 해야 할 전환점에 있다고 사료된다.
오늘의 복음 선교에 대해서는 1974년 10월「로마」에서 개최되었던「현대의 복음 선교」를 주제로한 제3차 세계주교대의원총회(시노두스)의 내용에 대한 결론으로서 75년 12월 8일 교황 바오로 6세의 사도적 권고로서 발표한「현대의 복음 선교」에서 새로운 進路를 제시하고 또 反省을 촉구하고 있다.
그 가운데「복음화 된 사람은 남을 복음화 해야 한다」(복음선교24)는 구절과「복음화 된 공동체와 복음화 하는 공동체」(등13(라는 제목에 관련해서 한국교회의 과거의 반성과 미래의 지향을 고찰해 보고자한다.
먼저 복음화 하는 측면은 길을 찾아 방황하는 羊떼들을 우리 안으로 이끌어 들이는 차원이다. 이것은 예비선교 또는 입문교리교육의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우리가 과연 최선을 다해왔는가? 즉 적절한 방법이 쓰여 졌는가. 생활의 증거가 있었는가. 교리교육이 충분 했는가 등등 반성할 점이 많았다. 특히 영세입교자의 수량적 관심에 치중한 점은 없었던가. 6·25동란 기간 중의 구호물자를 이용한 신자의 급증현상은 오늘날 부실신자의 누증현상에 일부의 원인 요소가 된 것도 사실일 것이다. 교회는 복음을 모르는 사람의 수효를 늘이는 것을 그 사도적 사명으로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통계적 숫자에 치중하여 옥석을 구분하지 못하고 量産主義에 빠진다면 이는 어떤 의미에서 짠맛이 적은 싱거운 소금의 교회가 될 우려도 없지 않다. 요는 量과 質의 병행에 신중한 배려를 가해야겠다.
또한 입문교리교육의 단계에서 개인구원이나 일종의 祈福的 심성에서 탈피하고 하느님나라의 보편적 구원의 사명의식을 철저히 하는 투철한 回心과 결단의 과정을 충분히 거치게 하는 것이 가장 근원적인 복음화의 기준이 되어야할 것이다.
둘째로 복음화 되는 측면은 이미 우리 안에 있는 羊떼들을 어떻게 돌보아서 복음을 생활화 하는냐의 차원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눈에 보이는 인간들의 공동체이나 또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비로운 지체로서의 특별한 공동체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는 교계제도로서 조직적인 공동체이기도 하다. 이러한 세 가지 차원을 지닌 교회공동체는 본성적으로 그 공동체의 일치와 그 구성원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그러므로「교회는 일치의 성사와 비슷하다」고 교회헌장(헌1)은 선언하고 있다. 그 일치란 하느님과 인간과의 일치와 하느님 안에서의 형제들과의 일치를 지칭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교회는 그 일치가 부족함을 모두가 개탄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교회 안에서의 親友와 對話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이점이 바로 현대세계의 복음 선교에 가장 큰 문제점인 것이다. 말과 생활의 증거로서 세상을 복음화 해야 할 교회자체가 친교 즉 사랑의 사귐과 대화의 부족으로 인한 일치가 증거되지 않고서는 사회의 복음화는 중대한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안의 사목은 모든 것을 이점에 총 집중 해야겠음을 거듭 강조한다. 끝으로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각기의 처지에서 그들의 소명과 능력에 따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복음화 사도직에 참여해야하고 또 참여하게 해야 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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