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자 가톨릭시보(제1109호)광고란에 국민학생을 위한「여름방학교리」가 나와 있었다. 1~3학년용과 4~6학년용으로서 상급생과 하급생으로 분류된 것이었다.
아직 견본도 보지 못하고 광고만보고 하는 말이니 조금은 거리가 멀지도 모르겠으나 광고는 바로 상품의 가장 좋은 면만 내세우는 것이므로 그것을 완전히 믿어도 되겠기에 몇 자 소감을 피력하고자한다.
첫째, 우리나라 가톨릭교회에 늦게나마 이러한 방학 책이 발행되었다는 점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싶다.
둘째, 광고를 게재하기 한주일전에 편집을 담당하신 정수녀님께서 방학 책에 대한 대강의 취지를 발표하셔서 좀 더 상세한 안내문이 어서 빨리 나오기를 기다렸으나 막상 다음 주에 발표된 광고는 우리 일선교사들이나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적지않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마디로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하기야 성서발행을 장사 속으로 생각할 수도 없을뿐더러 돈으로 값을 논할 문제가 아니라 하겠으나 그래도 신자독자를 상대로 판매를 하는데 있어서는 값을 우선적으로 내세우지 않을 수 없다.
편집 인쇄 발행까지 60면에 2백40원이면 비싸지도 않고 싼 편에 속하지만 그것은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가톨릭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셋째, 또한 이만한 책을 발행하기위해 수많은 날들을 심사숙고 하셨다는 수녀님의 발행에 즈음한 말씀도 계셨으나 너무나 내용에만 치우치지 않았나한다. 그리고 한국의 일반국민학교 방학책의 부피를 전혀 계산에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30일간의 방학에 60면의 책을 발행할 수 있단 말인가. 1년동안 배우는 교리교과서도 70면 내외에 가격은 2백원으로 되어 있으며 일반국민학교 방학 책은 20~30면에 가격은 파격적이어서 50원을 아직까지 넘은 일이 없었다. 이는 한국 문교정책에 의한 특별한 배려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그렇다면 우리나라 가톨릭도 주일학교정책에 다소의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면수를 줄이고 가격도 지원을 해서 말로만 교육은 백년대계니 신자 재교육이니「시노드」에서 외친 청소년 교리교육이니 하지 말고 이런 때 한번 그것을 실천 옮겨 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보다 많이 발해해서 보다 많이 보급하여 보다 효과적인 교육이 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넷째, 방학책의 면수가 많은 것은 여름방학에 다 못 배우고 또 다지도할 수 없으면 겨울방학에도 쓸 수 있도록 편집했다는데 이는 오늘날의 어린이의 수준이 얼마나 급성장했는지 모르는 소치이며 이미 2백40원을 주고 다 사버린 책을 일부만 떼어서 배부하거나 가르친다는 것은 잘못이며 일반국민학교의 방학 책도 면수는 20~30면이지만 실제과목은 10과목정도밖에 되지 않아 일주일정도하고 남는 날은 재미있게 뛰어놀게 되어있다.
또한 아직 현품을 보지 않아 속단은 금물일지 모르나 위에 지적한 것만은 현품을 보지 않고도 정수녀님의 글을 통해서도 그렇고 또 광고를 봐서도 책 내용이 어떻게 되어있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바라건대 지금이라도 교회에서는 경제적인 지원을 해서 모처럼 발행된 방학 책이 내용이나 면수에 관계없이 가격만이라도 부담 없이 즐겨 살 수 있도록 대폭 할인해서 이런기회에 교회가 청소년을 위해 무엇을 느낄 수 있도록 중앙에서부터 솔선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간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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