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성경 안에서 당신 자녀들을 언제나 친절히 만나주시고 그들과 말씀을 나주신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에 대해서는 지탱과 힘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마음의 양식, 영신생활의 깨끗하고 마르지 않는 샘이 되는 힘과 능력을 간직하고 있다」(게시헌장21)또 계시헌장은「성경은 성신의 영감을 받아 기록 된 하느님의 말씀이며, 서전은 주 그리스도와 성신께서 사도들에게 위탁하신 하느님의 말씀이다
…이 두가지를 똑 같은 열성과 (敬畏心)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야할 것이다」(동9)라고 선포하고 있다. 성서는 정말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는 場이다. 어떤 의미에서 구양성서는 야훼 하느님아버지를 만나고 신약성서는 성자 그리스도와 그 제자들을 만나는 것이다. 여기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또 하느님께 우리의 마음과 말씀으로 응답하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곧 순수한 기도가 되기도 한다. 또 성서에서 우리는 영적인 생명의 양식을 얻고 신앙을 자라게 하는 샘물을 마시게 되는 것이 되는 성서에 대해 교회는 이제까지 일반신도들에게 대해서는 그의 공부와 연구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보다는, 성사에만 치중한 나머지 도리어 성서를 소홀시해 온 느낌마저 없지 않았다.
그리하여 예비자의 영세교육에서는 간단한 교리문답이나 교리서 한권의 공부로서 완료되고, 입교 후에도 성서에 맛을 들일 여유도 없이 기도와 미사참례로서 신앙생활은 족한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 최근까지의 일반신도들의 상황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금세기의 후반기에 접어들어 교황 삐오 12세의 성서회칙의 발표를 계기로 신학자들의 성서에 대한 연구의 자유가 보장되고 뒤이어 성서운동이 태등, 발전되어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계시헌장을 선포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이른 것이다. 이로 인해 교회는 새로운 성서의 번역고연구와 공부의 바람이 일게 되었다. 이는 진정 성서에 대해 오랫동안 잠잠했던 교회 안에 온 순절에 세차게 불어댔던 것과 같은 성영의 큰바람이었다. 한국교회도 이 성령의 역사에 호응하여 재빨리 성서의 신·구교 공동번역이 이루어지고 이를 계기로 성서의 보급이 급속도로 확장되어 마치 성서공부의「부움」이 조성된 느낌이 됐다. 이는 한국교회사상 하나의 획기적인 새바람이고 새 운동으로서 하느님의 역사에 감사하고 이를 위한 선구적 역할을 한 모든 분들에게 또 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러한 임시적성서운동의「부움」은 흔히 보는 바와 같이 표면적으로만 흘려버리고 깊이 내면화되지 못하기 쉽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는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가톨릭성서모임」이란 성서연구운동이다. 이는「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기도하며 행하여 온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파하기 위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주관으로 72년 대학생 및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신앙생활을 뒷받침해줄 종교교육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 후 이성서모임은 서울교구 안에서만 2천여명의 성서모임가족을 가졌고 2백여명의 「말씀의 봉사자」를 배출할 만큼 발전하였고 이밖에 대구, 부산안동, 청주, 강릉, 인천, 충주등지에까지 보급되어 이미 3천여명의 성서가족을 획득하였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특히 이 운동은 대학생 등 청년층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앞날의 교회세대들에게 굳건한 신앙교육을 심어주는데 커다란 의의가 있고 또 그 방법이나 내용에 있어서 극히 현대적이고 연구적인태도를 취하는 것이며 동시에 대신학교 교수신부들의 적극적인지도와 협력이 뒤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 정통성과 순수성이 돋보이기도 한다. 이 운동에 봉사하는 모든 분들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하면서 앞으로 거교구적으로 이운동이 확대되고 또 항구하게 계속 발전되기를 촉망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 기회에 일반신자들에게는「성사」만이 아니고「성서」안에서 신앙이 뿌리박히고 또 성장, 성숙된다는 것을 철저히 인식하고 모든 방법을 다하여 성서에 맛들이고 친근해지도록 노력할 것과 성직자들에게는 성서의 설교와 교육에 더 한층 정성을 다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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