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어울리지 않는 차림으로 출근을 하면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몰라 한다.
신설부대이기도하지만, 신부라고는 처음 왔으니 가톨릭에 대해서는 한밤중이다. 신자도, 성당도, 가톨릭 서적도…아무것도 없다. 우선급선무는 신자들을 찾는 일이다. 길가는 행인이 길을 묻듯이, 모자에 십자가를 달고 부대를 헤맨다. 너무 늦게 왔다고 꾸지람(?)을 하며 반기는 신자들을 만날 때마다 그렇게 반갑고 보람을 느낄 수가 없다. 겨우 비를 피할 수 있는 가건물에 모여 미사를 봉헌하며 새 성전건립을 꿈꾸고 있다. 군 당국에서도 많은 협조를 약속하고 있지만, 엄청난 액수의 건축비를 부담해야한다. 늦어도 금년 성탄 때에는 새 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대단한 열의를 보이고 있지만, 미약한 군인의 힘만으로는 너무 벅찬 부담인 것 같다. 이야기로 듣는 것보다 실제로 체험하고 있는 심정은 한층 더 심각함을 느낀다. 항상 풍부한 엄마의 손을 바라보는 아기의 마음으로 뜻있는 분들의 협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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