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7월은 교황 바오로 6세께서 소위「인간의 생명」(후마네비떼) 회칙을 반포한지 10년째가 되는 달이다.

교황자신도 지난 23일 참 오랜만에 여러 추기경들 앞에서 이 회칙반포에 관해 직접 언급한바 있지만 세계 여러곳에서 이「인간의 생명」회칙반포 10주년을 기념하는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한국 행복한 가정운동전국협의회」(총재주교 박토마·춘천교구장)가 이 일을 기념하는 성명을 내기도했다.

그동안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어온 인구문제는 물론 작게는 직접적 부부의 피임문제에 관한 교회의 가장최근 입장을 담고 있는 이 회칙의 자세한 내용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겠지만 여기서 그 몇가지 중요한 사항만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즉 첫째로· 이 회칙은 결혼생활이 자녀출산과 부부의 사랑을 동시적인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으며 둘째로· 자녀의 수는 어느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모의 자유의사대로 정하되 그 방법이 부당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셋째로· 태아의 생명은 반드시 보호되어야한다는 점과 넷째로· 부부의 성생활은 합법적인 것이되 그 부부생활에 서로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가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하여 피임에 관한 교회의 이제까지의 태도를 다시 한번 확인하되 하느님의 법과 자연법에 따르는 부부들을 도움기 위해 이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하느님의 뜻에 맞는 좋은 방업들을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권고까지 이 회칙에 담고 있는 것이다.

이때 만해도 세계의 인구문제 나 피임문제는 모든 사람의 큰 관심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교황의 회칙반포는 각기 다른 많은 의견을 낳았지만 그 회칙을 반포하기까지 교황의 어려움도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다.

이 같은 사실은 그 반포 맞아 교황자신이 술회한 내용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 즉 교황은『당시 많은 신자들과 일반여론이 교회의 도덕을 이나 결혼관에 대해 완화내지는 자유화를 예상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회칙반포 자체가 대단히 심각하고 미묘했기 때문에 참으로 고통스러웠다』고 스스로 밝힌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 회칙의 반포는 당시 일부교회내의 주교들과 사제들, 신학자들과 일반평신도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교회외부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쳐, 처음 몇 해 동안은 심한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칙은 이제 그 반포 10년째를 맞이하면서 교황자신의 말처럼『많은 과학적인 연구들이 회칙의 가르침에 대한 타당성을 입증해 주고』있으며 이로 인해 교황자신은 당시 하느님 앞에서 내린 그 결정의 중요성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게 되고 다시 한번 자연법존중의 원칙과 부모의 윤리적인책임에 대한 원칙을 확인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오늘날이「인간의 생명」회칙이 한결 돋보이게 되고 또한 교황자신이 그토록 자신의 결정을 만족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한 <과학적 연구>들과 이를 위한 선의의 추구자들이 기울인 노고를 예사로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여자의 가임기외 불임기를 결정할 수 있게 한 점액 관찰법적 피임방법의 과학적 개발, 그리고 이 방법들을 실제 보급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의 노고는 바로 이 회칙이 근본정신을 정당화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일이 되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바야흐로 그들의 利器로써 즐거운 각종 과학문명에 대해 맹렬한 비판을 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하여 자연환경의 보존을 외치고 자연식을 찾게 되고 옛것 내지는 자연물을 더 많이 갖고자 원함으로써 스스로 자연법에 따르고 자애를 써가고 있다.

자연적 피임법 개발 분야의 세계적 학자인 영국의「마샬」 박사는 오늘날 점차 자연적 피임방법을 찾는 사람이 많아져가는 이유에 대해서도 바로 이런 인간의 자연적인 것에 대한 취향의 증가를 들고 있다.

자연법에 기초를 둔 부모의 윤리적 책임을 강조한「인간의 생명」회칙반포 10주년의 의의는 말하자면 세상을 바른길로 인도해가야 할 우리교회의 정신을 인간생활의 가장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일에서 교회가 그 책임과 사명을 다하고 있다는 하나의 중대한 증거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