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크리스찬 의사는 인간의 죽음에는 4가지 타입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죽기가 싫어서 어찌해서든 좀 더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다 죽는 보통사람의 죽음과 임종 시에『사람이란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가는 것이야』하며 죽는 철학자의 죽음, 그리고 두 눈을 부릅뜨고 남아가 전장에서 죽지 못하고 병사하는 것을 한탄하며 죽는 군인들의 죽음이 있다고 했다. 이 경우 어느 타입이든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미련을 안은 안타까운 죽음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그는 대부분의 크리스찬은 온 얼굴에 기쁨을 띠고 주를 찬송하거나 혹은 기도하며 안온한 최후를 마친다고 했다. 외신이 전하는 바오로6세의 선종도 크리스찬이면 누구나 동경하는 그러한 죽음이었던 것 같다. 바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예절을 집전하던 중 주의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40억 세계인구의 정신적 지주로서의 최고 목자다운 선종이었다고 할까.
▲바오로6세는 이미 얼마 전부터 그의 죽음을 예견하고 수차 이것을 예고한바 있다. 지금 와서 곰곰히 생각해볼 때 이 역시 급작스런 비보를 듣고 놀라와 할 모든 이들의 축격을 최소한으로 줄여놓고 가려던 그의 사랑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이것은 그가 교황 좌에서 보낸 15년간의 세월은「종들의 종」으로서 철저한 봉사에 몸 바친 15년이었고 인류의 구원과 세계평화를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해온 15년이었으며 그의 80평생은 곧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 한 일생이었기에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요한 23세의 뒤를 이어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남은 회기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공의회정신의 토착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황은 교회내부의 거센 반발을 받기도 했다. 여기서도 그는 오직 애덕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설득으로 이들 주장을 이해시켜 나갔다. 또 인구폭발을 막는다는 미명하에 무참히 살육되던 태아보호를 위해 반포한「인간의 생명」도 초기에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의「완고」하리만큼 철저한 사랑의 정신은 그동안 수많은 태아를 낙태로부터 구했고 또 자연적 가족계획방법을 개발하는 결실을 가져왔다. 이는 곧 老교황의 사랑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 그리고 억눌린 자들을 위해 우리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기회 있을 적마다 강조해 온 교황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들을 걱정했다. 주치의의 권고로 취소된 일반알현에서 발표할 예정이던 그의 마지막 메시지에서 老교황은 『전 세계의 굶주리고 병들고 일자리 없는 사람들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바오로 6세는 이제 갔다. 이제 그의 인자한 얼굴과 따뜻한 미소는 다시 대할 길이 없게 됐다. 그러나 가난한 자, 억눌린 자에 대한 그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 그리고 평화추구에의 유지는 전 세계평화애호가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같이 할 것이다. 故人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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