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敎皇 바오로 6세는 서거하기 전날인 6일「가스텔·간들포」하기 별장에 운집한 巡禮者들에게『전 세계의 굶주리고 병들고 일자리 없는 사람들을 잊지 말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것이 곧 바오로6세 교황의 遺言이되고 말았다. 그 유언은 그분의 在世時의 유달리 강조했던「가난과 애덕」의 정신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이다. 바오로 6세는 교황재위 중에 항시 교회의 가난을 力說했고 또 가난한 사람 불행한사람 억압당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애덕을 강조했다.
서거하기 직전에 발표한 유언적인 이 메시지는 진정 그분의 정신을 강렬하게 교회에 남겨준 것으로서 우리는 뼈에 사무치게 기억해야할 것이다. 또 그 遺訓의 세가지 조목은 현대세계의 상황에 비추어볼 때 가장 적절한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첫째 굶주린 자에 대해 보겠다. 굶주린 자에 먹을 것을 주라는 것은 최근 후 심판의 기준의 한 대목으로 마태오복음 25장에서 선포한바있고 예수께서 친히 굶주린 회중들에 먼저 빵을 먹이는 기적을 행하셨다. 굶주린 다는 것은 가난한자의 대명사이다. 「가난한자는 진복자」라고 산상교훈은 말하고 있지만 물질적으로 가난한자는 객관적으로는 불행한자에 속한다. 다만 그 가난을 당한 자가 이를 인내하고 감수할 때 그는 주관적으로는 이른바 安貧樂道의 경지로서 행복할 런지도 모르지만 객관적으로 즉 타인의 입장에서는 이를 동정하고 도와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상은 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거듭하여 富의 축적을 이룩하였으나 한편으로 빈부의 격차현상으로 말미암아 가난한자와 기아에 허덕이는 자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당신들 주변에 있을 것이다』(마26·11)는 말씀은 영원불변의 진리이고 따라서 먼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하고 또 사랑을 베푸는 대상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난한 사람은 교회 밖에나 교회 안에나 마찬가지로 항상 있다. 교회는 교회안팎을 막론하고 先後를 가리지 말고 기회 있는 대로 힘이 닿는데 까지 능동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가난으로 인한 죄악이 많다면 이는 교회의 세상에 대한 사랑의 결핍에서 오는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리스도 교회는 사랑의 교회라고 한다.
오늘날 전 세계에 공산주의 세력이 침투해 오고 있는 현상도 결국은 가난한 자에 대한 사랑의 부족 즉 富益富 貧益貧의 불균형한 현실의 결과로서 깊이 반성할 문제이다.
둘째로 병든 자에 대해서도 역시 이들을 돌보아주는 것을 최후심판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마찬가지다. 또 예수께서는 공생활의 시초에서 먼저 각종 병자들의 병을 낫게 해주셨다. 이것은 정말 기쁜 소식이었다. 오늘날 과학의 발달로 인간 의학기술의 진보에 따라 질병의 치유에 많은 효과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그러나 병자는 여전히 그 많은 병원을 언제나 꽉 채울 정도로 번창하고 또 누구나 다 병으로 인해 죽음의 길로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함에는 고금에 변함이 없다. 다만 교회는 이러한 병고로 신음하는 자에 대해 위로하고 돌봐주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교회가 직접으로 병원을 경영하는 의료사업도 그러한 취지의 일단이다. 또 병자는 육신의 병에만 그치지 않고 정신적 영적인 병자도 허다하다. 이들에 대해서 교회는 특별한 관심을 갖고 항상 위로와 도움의 손길을 뻗쳐야하겠다
셋째로 일자리 없는 자에 대해서는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가장 가까운 복음이다. 마태오복음(2장)의「포도원일군」의 예화에서 보더라도 포도원 주인인 예수께서는 일거리가 없어 우두커니 서있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에게 시간에 관계없이 모두다 일을 시키고 정당한 품삯을 주었던 것이다. 오늘과 같이 산업이 발달한 시대에서도 아직도 정당한 일터를 얻지 못한 사람들이 세계도처에 허다하다. 이들에게 합당한 일자리가 주어지도록 교회는 세계를 향해 권고하고 주장하고 도움을 주어야한다. 일할자리가 없는 자는 세상에서 소외당한자이다.
육신적으로 노동할 자리가 없는 자와 마찬가지로 정신적으로 정당히 설자리가 없는 자도 소외자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들을 위해 교회는 위로하고 옹호하고 대변해야할 의무를 잊지 말아야겠다. 이상 세가지의 절실한 바오로 6세의 遺訓을 명심하고 항상 기억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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