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원칙적으로 來世指向的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現世에서도 좀 더 안정된 또는 이루지 못한 소원을 성취하기위하여 초자연적 힘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 방법에 있어서는 너무나 다양하여 종교적 의식으로부터 각가지 미신행위에 이르기까지 그 양상은 천태만상이다.
그런데 종교사회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보고 종교적 행위와 미신적 행위를 구별하는데 그 규준을 잡기에 매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제 아무리 미신행위자라도 자기를 미신행위자라고 생각하기를 거부하고 자기가 의존하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관적 방법으로 종교와 미신을 구별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객관적 방법, 즉 현재 많은 종교사회학자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규준이란 종교는 내세 지향적인데 비하여 미신은 현세 지향적이며 심지어는 당장 눈앞의 이익추구를 한다는 것으로 구별하고 있다. 종교인들도 현세적 축복을 마다하지는 않겠으나 그 근본적 지향은 어디까지나 영원한 축복을 받는 데에서 벗어나서는 안 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자칭 크리스찬이라는 사람들이나 교파들 중에도 이런 미신적요소가 다분히 있음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즉 추종자들에게 순전히 현세적 이익만을 강조하는 사람들이나 교파들이 너무나 많음을 볼 때 하느님을 현세적축복의 배급자로 오인하고 있지나 않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약하기에 누구엔가 의존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현세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현 상태를 영원히 유지하고자 아직 만족할 만큼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더 성공하기 위하여, 어떤 고통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 고통을 면하기 위하여, 문제가 있는 사람은 그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기 위하여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은 그 병고에서 해방되기 위하여 초월한 존재에게 의탁코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인 듯하다.
미신은 인간의 이런 약점을 이용하여 반 위협적으로 사람들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게 끔 몰아세우며 많은 사람들이 이에 넘어가고 있다.
흔히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미신은 무지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지 문화인이 그럴 수가 있느냐 하지만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의 상당한 지위에 있는 인사들 사이에도 꽤나 많이 퍼져 있는 듯하다. 따라서 선거라든가 취직이라든가 입학시기가 되면 점을 친다든가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하며 저명인시들 중에도 어느 점술가가 인기있다하여 그런 곳에는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하니 참 웃지 못할, 웃어야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노릇이다
심지어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병을 고친다느니 소원성취가 된다느니 하여 신자들을 유혹한다는 말을 들을때 이것 참 너무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느님의 축복은 물론 바람직은 하지만 강요할 것은 못된다. 따라서 축복을 강요하기 보다는 자기스스로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음이 더 옳은 일이라 생각되며 스스로 노력하면 하느님께서는 그 노력을 어여삐 보시고 축복해 주시리라 나는 믿는다. 스스로노력은 안하면서 미신적 방법에만 의지한다면 하느님께서 이를 용납해 주실 것인가? 따라서 우리 천주교신자들은 더 많이 하느님의 축복을 받기위하여 옳게 행동하고 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즉 우리는 하느님을 옳게 믿고 있는지 아니면 다분히 미신적 대상으로 믿고 있음으로써 하느님께 욕되게 하고 있지나않는지 한번 깊이 반성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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