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나서보면 줄지어 늘어선 각종 차량의 경적소리보다 이를 정리하는 교통정리원의 호루라기 소리가 더욱 사람들의 신경을 날카롭게 하는 수가 많다. 심한 경우엔 새로운 소음공해란 핀잔을 받을 정도로 시끄럽게 불어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연신 사고가 나는 형편이니 귀가 아프더라도 이를 참을 수밖에 별도리가 없을 성싶다.
▲교통질서를 지키자는 캠페인은 어제 오늘에 비롯된 것이 아니다. 이 땅에 자동차라는 문명의 利器가 첫선을 보인이래 오늘까지 계속 추진돼왔다. 그러나 아직도 조그만 틈이 보이면 이를 위반하려고 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른 질서와 마찬가지로 교통질서역시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적은희생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이적은 희생을 거부하다 끝내는 자신의 귀한 생명까지 잃게 되는 경우마저 적지 않다.
▲거리에 침 안뱉기 운동 역시 마찬가지다. 이 운동은 1896년 서재필박사가 독립신문을 통해 대대적인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했던 것이 그 효시로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1세기가 지난 지금, 조금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거리엔 가래침이 뒤엉켜 붙은 불결한 모습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인간이 적은 희생에도 얼마나 인색하고, 또 새 질서에 순치되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 수십년이란 긴 세월이 걸린 이운동보다 더욱 오랜 세월을 두고 전개 돼왔으면서도 역시 만족스런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운동이 있으니 그것은 곧 복음화운동이다. 이것은자그만치 2천년이란 장구한세월에 걸쳐 추진돼 온 것인데도 그 실적은 전 세계인구의 18%가 겨우 여기에 호응하고 있을 뿐이다. 국내에서도 200년간 지속된 끈질긴 노력에도 국민의 3ㆍ2%란 적은 숫자만이 이에 호응하고 있을 뿐이다. 당장의 이해관계에 눈과 귀가어두어진 인간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도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눈앞에 닥칠 사고나 질병전염병 등의 위혐 따위는 잊은 채 당장의 적은 자기희생을 거부하는 현대인의 심리작용과도 흡사하다.
▲이렇게 따져볼 때 단순히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르고 복음정신대로 산다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우리의 순교선열들은 이것과는 비교 할 수도 없는 큰일을 그리스도를 위해했다. 그들은 많은 인간들이 따르기조차 거부하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쳤던 것이다. 이들의 장한죽음을 길이 기억하고 기리는 所以도 바로 그들의 이러한 값진 용기와 희생 때문인 것이다. 26일 복자축일을 맞아 선열들의 순교 우리의 얼을 다시 한번 묵상하며 우리의 신앙자세를 가다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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