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밤「박스컵」축구결승전은 온 국민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기술과 투지의 한국對힘으로 맞선 미국의 대결은 운동장에서나 TV를 통해 이를 지켜본 축구팬들은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동안핀잔도 많이 받았던 한국축구가 거구의 미국 팀을 일방적 스코아차이로 제압한 이날 밤의 한판 승부는 확실히 근래에 보기 드문 명승부였던 것이다.
▲어느 경우에서나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서도「스타」는 있기 마련이었다. 일부에서는 이번경기를 계기로 한국의 車範根 金在漢선수는 이제 아시아지역을 넘어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서의 위치를 굳혔다고 평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승리는 한국 팀 코칭스템의 빈틈없는 名작전의 결과라고 평하기도 했다. 확실히 이번대전은 작전도 좋았고 또 11명의선수가 하나가되어 잘 뛰고 잘 싸운 결과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번「박스컵」대회에서 유난히 우리의 시선을 모은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열심한 개신교 신자인 李榮武선수의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시합 개시 전 다른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동안 잔디에 꿇어앉아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이나 득점 후 다른 사람들이 기쁨의 합성을 지를 때 먼저 주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그의 모습은 이제 국민들에겐 낯익은 장면이 되고 있다. 그의 기도하는 모습은 TV에서도 매번 클로즈업되어 비칠 정도로 유명해 진 것이다.
▲그러나 신자들 가운데는 李선수의 이러한 태도를 약간 비판적인 눈으로 보는 사람도 없지 않는 것 같다. 개인의 신앙을 만인이 보는 앞에서 이렇게까지 과시(?)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얘기다. 이들은 복음에서도「기도할 때에는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했음을 상기시키며 이런 경우의 감사기도는 이를 행동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마음으로 깊이 드리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고 반문한다.
▲그러나 마음속에 진정으로 느끼는 것이 있을 경우 이것은 자연히 행동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귀여운 아기를 보면 쓰다듬어주고 싶고 존경하는 사람 앞에선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진정 주께 감사하는 마음이 넘쳐흐르면 이것 또한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절대자에 내한 확신에 찬 李선수의 기도하는 모습에서 관중들은 오히려 인간의 힘 이전의 절대자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李선수의 용기 있는 행동은 식당에서 십자성호조차 제대로 긋지 못하는 가톨릭신자들의 소극적인 자세를 재반성케 해준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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