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9일 교황 요한 바오로 1세께서 急逝하셨다. 이 뜻밖의 悲報는 전 세계의 사람들을 흔들어 놓았고 우리교회에 대해서는 더 할 수 없는 충격을 주었다. 요한 바오로1세는 제2백63대 교황으로 피선된 지 33일、정식즉위한지 불과 26일밖에 되지 않는 근세의 교황사상 최단기간의 재위기록이 되었다. 이 비보에 점한 김수환 추기경은『너무나 큰 충격이다. 취임하신지 26일만에 돌아가시다니 교회를 위해 큰불행이다. 하느님께서 오늘날의 우리 교회에 큰 시련을 주시는 것 같다. 요한 바오로 교황께서 선출되셨을 때 우리 모두가 만족했었다. 이 시대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교황님이셨다. 교회뿐 아니라 세계가 요구하는 교황님이셨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분은 남의 사정을、특히 어려운 사람들의 사정을 이해하시려고 하시는 교황님이셨다는 사실을 깊이 느꼈었다. 너무 억울하다는 심경이다. 참으로 좋은 분이셨다. 하느님이 너무 일찍 데려가신 것 같다. 다른 말을 할 수도 없는 심경이다』라고 애탄 하였다.
직접 교황을 선출했고 즉위식을 지켜보았던 김추기경의 소감은 참으로 공명이가는 말씀이다. 본란에서도 요한 바오로 1세의 登極을 축하하는 말씀과 또 새 교황의 敎導방침을 환영준수하자는 다짐의 말씀을 실렸던 먹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지금 그분의 서거를 애도하는 글월을 올리는 것은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허탈감을 이길 수 없다. 요한 바오로 1세의 선출이 근세 교황선출사상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졌던 것이 너무나 감격적이었고 또 전 세계와 교회의 환영과 기대가 놀라왔던 그만큼 그분의 급서는 모든 사람에게 비탄과 애석함을 자아낸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분은 어두운 이 세상에 한 순간의 閃光을 비추어준 느낌이다. 그의 겸손과 솔직함과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뛰어난 사랑은 실로 이 세상에 한줄기의 큰 빛을 번쩍여주었다. 이러한 빛이 이 땅에 잠시만 보요주고 그다지도 홀연히 그 빛을 감추게 하신 성령의 역사는 참으로 우리인간의 헤아릴 수 없는 신비에 속한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분의 아우 루치아니씨가「神이 원하시는 일은 이루어져야한다」고한 교황서거직후에 털어놓은 외침은 실로 육친에 대한 정과 神에 대한 신뢰의 극치를 이루는 것이고 또한 교회전체에 보내는 큰 위안이 되기도 하였다.
교황 요한바오로1세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나 영원한 천국에서 안식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그분이 극히 짧은 기간이지만 교황으로서의 포부와 경륜을 선포한 일들은 영원히 교회 역사에 남으면서 다음에 이을 교황의 교도방침에 중요한 의의를 가질 것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다시 한번 요한 바오로 교황이 선포한 몇 가지 경륜에 대해서 회상하면서 그것이 개화결실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동시에 앞으로 그 탁월한 정신이 계승되기를 염원하고자한다.
첫째는 그분의 교황명을「요한바오로」로 선정한 만큼 요한 23세와 바오로6세의 교도방침을 계승하여 제2차「바티깐」공의회교회쇄신의 위업을 실천 추진하겠다는 意志를 굳게 하였다는 점이다. 공의회이후 여러 가지로 어려운 과제가 아직도 산적한 이때에 그분은 교회의 전통을 보호하면서 교회현대화의 쇄신을 계속 추진할 것을 명백히 하였고 또 그분이 매우합당한 적임자로서 모든 이의 기대가 컸었다는 것을 잊을 수 없다.
둘째는 복음 선교를 교회교도방침의 第一義로 삼았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교회가 세계의 물질주의와 무신론의 발호로 인한 복음 선교가 둔화되는 감이 없지 않는 이때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현대적 선교에 주력할 것을 강력히 시사함으로써 교회불변의대원칙을 재천명한 것이다. 또 이는 이미 바오로 6세 교황의「현대의 복음선교」에서 밝힌 바를 적극실천에 옮기려는 결의를 표시한 것으로서 전교회는 전력을 경주해야할 중요과제이다.
세째는 요한 바오로 1세의 가장 인상 깊은 유지는 가난한자에 대한、헌신적 사랑과 교회자체의 가난한 모습을 시범했다는 점이다.
이는 이미 보도된 여러 가지 사례에 의해 명백한 것이고 각 계층의 신자들이 그분의 유훈으로 받들어야 하겠다. 끝으로 요한 바오로 1세의 명복을 빌면서 좋은 후임교황선출을 위해 전구해주시기를 비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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