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띤」경당 굴뚝에 마침내 흰 연기가 올랐다. 거듭된 검은 연기에초조한 눈빛으로 굴뚝을 응시하던 수만 신자들은 기쁨에 들떠「교황만세!」를 소리 높이 외쳤다. 지난달 28일 요한 바오로 1세의 서거로 슬픔에 잠겨있던 교회에 다시 기쁨의 환성이 울려 퍼진 것이다. 이들의 힘찬 환호는 즉시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메아리쳐갔다. 요한 바오로 2세 새교황 시대의 개막을 알려온 것이다.
▲이번선거에서도 「들어갈 때의 교황은 나올 때에는 추기경」이란 격언이 맞아들었다. 요한 바오로 1세 때보다 더 의외의 인물이 선출된 것이다. 전 세계가「현대 가톨릭史上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놀라와할 정도로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4세기만에 非이탈리아人-그것도 鐵의 장막 출신의 카롤 보이티야 추기경이 교황좌에 올랐으니 그 충격은 대단할 수밖에 없다.
▲지난 선거 때도 非이탈리아人 후보가 물망에 오르긴 했으나「아직은 요원한 얘기」란 것이 일반의 世評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이러한 일반의 생각을 완전 뒤엎었다. 1522년 1월부터 1523년 9월까지 1년간 재임한 하드리아노 6세에 이어 다시 비이탈리아인이 교황좌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은 곧 일반이 상상키 힘든 공번된 교회、보편적 교회로서의 가톨릭교회의 眞面目을 보여준 것이라 할 것이다.
▲또 새교황은 최초의 철의장막 출신의 교황이 됐다. 비진스키 추기경에 이어 1967년 폴란드人으로는 2번째로 추기경에 서임된 보이티야 추기경은 69년 2차대전 후 공산권추기경으로는 처음으로 카나다를 방문、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바있다. 공산권출신의 새교황 선출이야 말로 갖은 탄압 속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고 있는 침묵의 교회에 하나의 희망의 불을 비춘 것이라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바오로6세 이후 추구돼온 對東歐圈 화해정책이 앞으로도 계속 추진될 조짐을 엿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새교황은 그의 교황명을 요한 바오로 2세로 命名했다. 등극26일만에 서거한 선임교황의 雄志를 계승해 보겠다는 결의를 나타낸 것이다. 가난한 군인의 아들로 태어나 고학으로 학업을 마친 새교황이「가난한 이의 교황」으로 자처한 요한 바오로 1세의 위업을 계승하겠다고 나선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선임교황이 못다 펴고 간 큰 뜻이 새교황 요한 바오로 2세 代에는 찬란한 결실을 거두게 되길 다 같이 기도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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