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0월 마지막 주일 바로 전주일은 전교주일이다. 이 주일은 삐오 6세 교황께서 창설하신바 하느님 백성 안에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전교의식을 더욱 형성하여 전교성소를 일깨울 뿐만 아니라 영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전 교회적인 차원에서 전교활동의 협조를 증진시키고자 하는데 그 창설취지와 목적이 있는 것이다.
『당신들은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기쁜 소식을 선포하시오』
(마르꼬16ㆍ15)라고 하신 예수님의 승천 전 마지막 유언은 자모이신 성교회의 영원한 본질 사명이며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부과된 지상(至上)명령이며 의무이다.
그러나 77년 12월31일 현재 우리교회의 교세현황을 보면 지난해에 50、395명이 증가하여 총1、144、224명으 집계됨으로써 年間4.4%의 증가율을 보여주었으며、우리나라 인구 대비로 3ㆍ2%로 나타났고 반면에 전체 신자 중 25.9%에 해당하는 296、000명(냉담147、000명、거주불명149、000)명이 냉담 또는 거주불명상태에 있음이 드러났다. 이 교세현황을 분석하면 지난 한 해 동안에 교우 23명이 겨우 1명을 전교한 셈이 되고 전체 신자의 약 4분의1이 신앙생활을 외면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 한국선교 2백주년을 앞둔 우리 가톨릭 교회는 한국 선교 1백주년을 앞둔 개신교에 비하여 교세 면에서 4분의1에 불과함을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실증적인 자료를 통해서 볼 때 우리교회는 아직도 선교활동이 미비하며 소극적이고도 폐쇄적이라고 아니할 수 없으며 사도바오로의 말씀처럼 많은 사람들이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것은 우리들의 사도적 열성이 부족한 탓이다.
그러나 우리의 선교사명은 신자의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만 완수되는 것이 아니고 오직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참된 선교이며 복음전파이며、전교이다. 이제 우리는 이 전교주일을 계기로 새로운 각성이 촉구되는 바이다.
우선 우리는 전교와 관계없이 열심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하루 속히 깨어나야 한다.
하느님의 자녀요、그리스도 신비체의 지체인 우리는 머리되시는 예수님의 소원이 오직 만만의 구원 뿐이신데 이사업을 성취하는 복음전파에 무관심하고는 지체의 자격을 보유할 수 없다. 항상 우리는 주의나라가 임하시기를 빌면서도 전교에 무관심하다면 이는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또 우리들은 허수룩한 전교의 자세에서 하루속히 탈피해야한다. 전교는 하느님의 말씀이 그리스도를 통해 육화(肉化)한 것처럼 어디까지나、우리들 자신의 생활(생각과 말과 행위)안에 하느님의 말씀이 육화되어 그리스도를 증거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교의 필수적인 이기본자세가 우리에게 결여되어있는 것이다. 참된 선교는 전교자와 구도자간의 완전한 인격적인 관계에서만 가능하다. 그 밖의 모든 것은 이것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현대선교의 핵심적인 요체는 그 내용이나 방법이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이 표양과 태도와 인격적인관계이다.
『모든 그리스도신자들은 생활의모범과 말의증거로써 영세 때 지닌 새사람과 견진으로 힘입은 성신의 능력을 나타내야한다』(선교활동의 교령11항)
요컨대 우리들의 지금까지의 전교자세는 좀 지나친 표현을 한다면 바리사이 적이었다. 진리보다는 오류가、정의보다는 불의가、평화보다는 다룸이、사랑보다는 이기(利己)가 더 우리생활을 지배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세상에 대하여 아직도 진정한 자기소개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하는 사제의 권고를 우리는 습관적으로 듣고 흘리기가 일수이다. 우리는 사람들을 일깨우고(예언직)그들에게 봉사함으로써(왕직)그리스도를 소개하는 중매의 구실을 하는 (사제직)사람들이다.
그러나 이 직분들을 수행하면서도 하느님의 말씀과 그리스도를 익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로니모 성인의 말처럼 성경을 모르고는 그리스도를 알 수 없다. 이 상태에서 우리는『복음을 전합시다』하는 권고에 합당히 응답하기는 어렵다.
전{}의 부진함이 여기에도 원인이 있다고 진단을 내려도 무방하리라 믿는다. 우리는 심기일전하여 복음을 알고 그리스도를 더욱 잘 알기 위하여 공부에 힘쓰지 않으면 안된다.
신앙인에게는 전교보다 더 고상하고 값있는 일이 없다. 우리가 하느님께 선공을 쌓기 위해 물질적인희사도 많이 하고 불우한 이를 돕기도 한다. 이것도 훌륭한 선공이기는 하나 그보다도 우리가 노력해서 한 인간의 영혼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해 오는 것이 온 세상을 송두리째 바치는 것보다 더 고귀하고 값있는 일이다. 신자로서 하느님께 가장합당하고 고귀한 봉헌은 영원성을 지닌 한인간의 영혼이요、가장 큰 공을 세운다면 죄인을 회두시켜 하느님께 인도하는 전교의 일이다.
우리는 한국교회의 전교활동을 위해 주님께 더욱 기도드리고 누구나 빠짐없이 전 교회에 가입하여 우리에게 부과된 전교의 사명을 충실히 완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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