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금수江山이라 일컬어져 왔다. 수려한 산천、맑은 물、그리고 푸른 하늘은 외국에 까지 널리 알려져 왔다. 최근엔 각종 공해와 무분명한 파괴로 아름다운 景觀들이 많이 훼손되긴 했어도 자연의 아름다움은 이 땅을 찾는 외국인들이 탐내는 것 중의 하나이다. 소매치기와 바가지요금에 시달리고 연탄까스 중독으로 목숨까지 잃어가면서도 이 땅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가는 걸 봐서도 한국의 山河엔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하는 매력이 있는 모양이다.
▲이처럼 수려한 자연 속에 살아온 우리민족의 기질 또한 양순하기 그지없었다. 전통적인 농경사회를 이루고 살아온 우리의 선조들은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美風良俗을 귀히 여겼다. 힘든 농사일도 상호협동의 관계로 이를 해결해왔던 우리의 조상들이다.「이웃사촌」이란 말이 단순한 修辭學的 의미이상의 참뜻을 지녔던 당시선조들에게서 담장은 도둑을 막는다는 防犯的인 목적보다는 이웃과의 경계의표시가 主目的이었다. 나무 울타리나 사립 문속에 살았어도 요즘처럼 극성스런 도둑의 행패는 없었던 것이다.
▲이에 비해 오늘날 도회지의 담장들은 어떠한가. 교도소 담을 방불케하는 높은、담장에도 안심이 안돼 그 위에다 무시무시한 철조망이며 철창으로 무장해 놓았다. 이것도 부족하여 근자에는 고압전류까지 흐르게 하는 집들이 있다는 소문이다. 날로 지능화 흉포화해가는 도둑으로 부터의 안전을 찾기에 온갖 방법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최근엔 이런 귀찮은 방범시설들을 하느니 보다 외부와 거의 단절된 분위기에서 살아갈 수 있는 아파트가 방범목적에는 가장 이상적인 구조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잇따른 아파트 살인강도 사건은 아파트 역시 고도로 지능화한 도둑 앞엔 무력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외부와의 출구라곤 하나 밖에 없고 따라서 이것만 잘 관리하면 꼼짝못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헛일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物理的인 그 어떤 시설로도 도둑의 침입을 근원적으로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판정됐다. 방범시설을 정교하고 무시무시하게 하면할수록 범죄수범도 상대적으로 지능화하고 흉포화해질 뿐이다.
▲이웃과의 대화가 단절되고 물질이정신세계마저 지배하는 가치관의 전도 속에 사랑을 잃은사회? 이런 사회 속에선 냉혹과 不信과 術手와 범죄가 늘어가기 마련이다. 근본적으로 사랑의 회복이 없는 한 그 어떤 物理的方法으로도 범죄를 막을 수는 없다. 모두가 내주위의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게 될 때 범죄는 발붙일 곳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러한 뜻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의 계명을 따르고 또 이를 증거해야 할 우리그리스도인의 사명은실로 크다고 하지않을 수 없다. 사랑의 힘이 무시무시한 철조망이나 고압전류보다도 크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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