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 1978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숱한 사연들을 남기고 찢겨져 나간 칼렌다의 마지막 남은 한 장이 한결 우리의 마음을 허전하게 한다. 또한 거리에 퍼지는 성급한 크리스마스 캐롤은 세모에 바빠진 행인들의 마음을 더욱 바쁘게 만든다. 때로는 가슴 벅찬 환희에 몸을 떨었고, 또 때로는 갖가지 안타까운 일들로 가슴아파했던 78년-.
이해도 이제 서서히 저물어가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많았던 시행 착오와 실수들로 점철된 한해가 아니었던가. 올해에는 두 번 다시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리라던 年初의 다짐도 아랑곳없이 금년에도, 작년이나 재작년 못지 않는 많은 후회스런 일들이 찢겨진 칼렌다 상처곳곳에 얼룩져있다. 새로운 다짐과 후회의 연속 속에 흰머리는 늘어가고 주름살은 깊어만 가는 것-이것이 어쩌면 약한 인간의 일생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덧없는 세월이 우리의 일생을 갉아먹는 서글픔 속에서도 한 가닥 희망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자랑이며 보람이라고 할 것이다. 현세적인 삶의 기간이 짧아진 만큼 영원한 생명에의 길이 그만큼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모두가 세월의 빠름을, 그리고 인생의 덧없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이 세모에 그리스도의 來臨을 기다리는 대림절이 시작되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인것 만은 아니라▲그 어느때 보다도 인간생명의 有限性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이때 주께서는 영원한 삶을 찾으라고 외치신다. 온갖 노력과 정열을 쏟아 이룩한 부귀와 영화도 영원한 것이 될 수는 없다. 한해에는 세모가 닥치듯이 우리의 현세적 삶도 그 언젠가는 종말을 告할것이다. 한해의 잘못은 이듬해에 바로 잡을 수 있을는지 몰라도 일생의 잘못은 이듬해에 바로잡을 수 있을는지 몰라도 일생의 잘못은 그 종말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이미 때가 늦은 것이다. ▲「희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광야의 외침이 우리의 귓전을 때린다. 세자 요한의 이 외침은 갖가지 汚辱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대한 하나의 경고의 외침인 동시 有限的인 삶에 서글퍼하는 우리인간에게 주는 희망의 소리이다. 有限한것에서 永遠을 찾으려는 迷夢을 버리고 주님 안에서 영원한 삶을 찾아야겠다. 오시는 주님을 맞을 준비는 되어있는지 자신의 신앙자세를 반성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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