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모이신 성교회의 연중 전례는 또 다시 기다림의 계절인 대림절을 맞이했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대림절은 말뜻 그래도 그리스도의 내림(來臨)을 기다리는 시기이다.
그리스도만이 우리 인간의 근본적이고도 참된 소원 즉 현세적인 모든 소망을 초월하는 완전한 행복을 가져다주시고 또 그분이 오셔야만 세상은 새로 와지고 곧아지고 밝아지며 불완전한 모든 요소는 사라지고 오직 사랑과 정의와 평화와 자유의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대림은 우리에게 그토록 절실한 것이다.
그리하여 이 대림절은 우리가 전례주년에 따라 해마다 되풀이하여 오시는 구세주를 갈망하여 희망을 갖고서 성탄을 준비하는 시기분일만 아니라 또한 이시기는 그리스도의 탄생으로부터 영광스런 재림때까지의 상징적인 기간으로서 미래에 세상종말에 오실 그리스도를 맞갖게도 하다.
전례적으로 그리스도의 내림은 그분께서 과거에「베들레헴」에 오신 것과 그리고 세상종말에 미래에 오시는 것을 의미하나 과거에 오심을 기념하고 미래에 오심을 맞갖게 준비하기 위해서는 주님은 현세에 사는 우리의 마음 안에 끊임없이 은총으로 오셔야한다. 따라서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나그네의 여정에 있는 우리에게 있어서 대림절의 신비는 대림절 기간뿐만 아니라 언제나 항상 우리와 함께 현존하는 신비가 아닐 수 없다.
그리스도의 역사적 탄생과 그분의 재림사이에 살고 있는 우리의 현재 생활안에 그리스도께서 오시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영생과 멸망이 좌우될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흥망성쇠도 여기에 달려있다.
기다린다는 것은 우선 오시는 분을 위하여 맞갖은 준비가 되어있어야 함이 전제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시기에 첫째로 주의 오시는 길을 닦기 위해 참회의 전신과 희개로 우리자신을 정화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림절의 참회적 성격이 비록 교회의 전통적인 관념에 일치하지는 않으나 이시기의 목적에는 매우 적합한 것이다. 이 참회와 희개는 4순절 때처럼 엄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주님을 우리의 영혼을 가다듬을 수 있어야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죄의 때를 말끔히 씻어버리고 깨끗하게 될 때 비로소 우리의 희망이요, 구원이며 행복이신 주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우리는 주님을 합당히 맞이하기 위해 우리의 마음과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성모마리아께서 원죄없이 태어나시고 동정녀로서 주님을 맞이한 것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순결하게 하고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마리아 막달레나의 겸손과 통희와 뉘우침의 사람을 본받아서 예수님의 자비와 전능에 대해 영광을 드리고 겸손되이 주님을 기다려야한다. 또한 우리의 나약함을 실망하지 말고 우리자신을 하느님께 의탁하며 메이사에 대한 유대인들의 신뢰심을 본받아 우리도 주님을 온전히 믿고 바라야한다. 요컨대 주님을 합당히 맞이하기 위해 순결과 겸손과 믿음이 필요한 것이다.
셋째로 성탄을 앞두고 우리는 우리스스로가 강생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우리의 일상생활이 늘 강생되어야하는 것이다. 지존하신 주님이 인류의 구원을 위해 비천한 우리의 차원으로 강생하셨으니 주님을 맞이하고자 하는 우리는 마땅히 보다 낮은 차원으로 겸손되이 내려가야 한다.
낮은 차원으로의 강생이란 바로 우리자신의 모든 생활을 현재의 처지와 정도보다 더 낮은 정도와 처지에로 맞추어서 사는 생활이요, 그러한 정신상태를 이름이다. 호사 방종 낭비 허영 교만 권력 독신 위선, 멸시 천대 억압등이 모두 낮추어져야 한다.
이런 것은 주임의 강생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넷째로 우리는 이시기에 세상사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삼가야한다. 우리 각자는 교회가 주의 내림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동안 성탄 밤에 어두움을 흩으시고 오시는 빛이신 주님을 환영할 준비를 해야 하고 주님의 재림때 만 백성이 모이듯이 주일모임과 현제적 모임에 기꺼이 참여하여 주님의 말씀을 듣고 사랑을 실천하며 대림의 신비를 묵상하고 우리자신이 몰입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대림절의 전례적 분위기가 우리의 마음, 우리의 가정, 우리의 본당 안에 충만해야 한다. 세상사의 지나친 집착으로 인한 주의 재림에 대한 무관심은 오직 구원의 장애가 되고 징벌의 대상이 될 뿐이다.
끝으로 우리는 이러한 내적인 준비 외에 주님을 맞이하는데 가장 필요한 외적인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우리는 이시기에 하느님을 외면하고 있는 냉담자들과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들과, 병고로 신음하는 환자들과, 돌보는 이 없는 노임들과 고아들을 위해 희생과 봉사로 사랑을 실현해야한다. 이것은 바로 구세주께 드리는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인간답고 평화롭고 우애와 사랑에 넘치는 가운데 기쁘고 주님을 맞이할 수 있어야할 것이다. 이 모든 준비를 다할 때 오시는 주님의 영광이 더욱 커질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