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팎으로 다사다난했던 1978년 이저문다. 地表에 서식하는 인간들의 意思가 어떠하든 영원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만은 멈춤이 없다.
시간의 흐름은 歷史속에 들어오신 하느님의 救世史다.
太初에 말씀이 계셨을 때로부터 待臨과 降生ㆍ受難ㆍ復活이 있기까지 모든 되어지는 일들은 결국 시간의「리듬」을 타고 형상화되었다. 시간은 그래서 救世史의 현세적인표현형식이요、기다림이며 죽음이요 부활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시간의「리듬」이 바뀔때 마다 지나간 한기간의 救世史를 회고하고 앞으로의 새救世史를 전망하는 省察의 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1978년을 보내는 우리 모두의 경건한 信仰告白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1978년을 전후한 어제 오늘의 싯점은 한국교회사상 하나의 轉換点을 이룬다.
선교 2백주년을 눈앞에 둔 이 시점은 舊時代的인 신앙의 자세와 교체하는 變化의 時期가 되어야하는 것이다.
선교초장기의 박해시대를 통해 우리의 선조들은 세계 그 어느곳의 신자들에게도 못지 않는 위대한 신앙고백을 천명했다.
그들의 믿음은 봉건왕조의 낡은 가치관의 멍에로부터 민중의 자아를 해방시켰고 그들의 信ㆍ望ㆍ愛 삼덕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하는 절대의 경지에 육박했다.
이로 인해 초창기 한국의 천주교회는 민족의 영신적인 구원과 현세적인 근대화과정의 한 빼놓을 수 없는 因子로 파종 될 수가 있었다.
西方에서 전래된 가톨릭 사상은 이 땅에 들어와 곧 實事求是의 근대적인 세계인식으로 파급되었고 이것은 다시 최근세 한국 開化思想의 源流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그리스도 교회사와 한국 민족운동사는 그 역사적인 해후를 이룩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후 최근세사와 현대에 들어와 한국의 천주교회가 이 땅의 민족적인 죽음과 부활의 과정에 과연 얼마나 관여하고 동참했는지는 확실치않다.
이 기간을 통해 한국교회는 어쩌면 朝鮮王朝시대의 佛敎가 그러했던 것처럼 은둔과 침체의 늪 속에 가라앉아 민족공동체의 영신적 지도이념으로 活性化해야할 큰소임을 잠시 잊었는지도 모른다.
그 점은 현실적인 침체성에서 뿐 아니라 신앙내용의 祈福性과 신학적인 硬直性에서도 집중적으로 반영됐다.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예수는 왜 믿는가、교회는 왜 다니며 왜 크리스찬이 되었는가.
하느님을 섬기고 예수를 믿는다 함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함을 뜻하는 것인가.
이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우리는 정말 너무나 오랜동안 국민학생 같은 유치한 답변만을 되풀이해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리스도교는 결코 保險드는 기분으로 교회엘 다니다가 十戒命만 잘 지키면 天國入場券을 타게되는 그런 종교는 아니다.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도와 더불어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증거하다가 죽어서 부활하는 체험의 종교요 실천의 신앙이다.
이 혼身의 사랑과 증거를 통해、이全人的인 삶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그리스도와의일체감 속에서 全共同體的으로 구원되는 것이다.
한국의 천주교회가 진정으로 하나의 共同體的 구원의「빛과 소금」으로서 役事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本格信仰에의 투철한 인식과 탈피를 시급히 결행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양적인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信者數만도 1백14만명을 돌파했고 교회의 건물역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고백과 믿음의 내용만은 아직도 숱한 구습과 안일성을 털어버리지 못한 채 비좁은 교회건물 안에 칩거하고 있는것 은 아닐까. 가장 시급한과제가 시간 속에서의 교회와 민족사의 해후요、공간속에서의 교회와 민족공동체의 해후다.
이 만남은 단순한 심정적 열성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진정으로 내가 내 이웃을 만나고 교회가 민족공동체와 만나기위해서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것을 알고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폐쇄와 姑息을 떨어버리고 우리의 눈과 마음의 창을 활짝 열어제끼자.
半世紀前의「天主敎 要理問答」식의 신앙고백에 머무르는 대신、민족의 최근세사와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새 시대의 신앙고백을 읽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殉敎福者들의 시대에서 오늘의 70년대에 이르는 기간 하느님의 救世史는 우리의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풍요속의 빈곤、핵무기와 자연파괴가 교차하는 현대의 고뇌 속에서 하느님의 정의는 과연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1978년을 보내는 세모의 옷깃을 여미면서 우리 다같이 한번 저 時間속에 울리는 침묵의 소리에 귀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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