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교회는 대림절로 새해가 시작된다. 사회의 새해가 봄의 전주곡이라면 교회의 대림절은 성탄의 서곡이 된다. 즉 사람은 영육의 존재이기에 믿고 먹어야하므로 농부는 4개월간 영농준비를 해서 봄이 되면 씨 뿌려 농사를 짓듯이 신자는 4주간 마음의 준비를 하여 성탄에 주님을 마음에 모시고 신앙생활을 해서 서로가 믿고 사는데 의의가 있다.
한데 농부가 영농준비를 소홀히 해서 농사를 제대로 못하면 초근목피로 굶주리게 되듯이 신자가주님을 맞이하는 마음의 준비가 없다면 사회는 가짜와 불신으로 진리에 굶주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요한은 주님을 받아들이는 전제조건으로『회개하라』했다. 그것은 오늘의 과학영농으로도 땅을 갈아엎지 않고서 씨를 뿌릴 수 없는 것처럼 회개 없이 주님을 모실 수가 없어서이다. 바로 오늘의 문제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땅을 갈아엎으면 본 흙이 나오게 되는 것처럼 회개를 하면 본심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 때 바리세인과 사두세인들이 주님을 모시겠다고 몰려오니 요한은 회개했다는 증표를 보이라고 힐책하였다. 만일 오늘도 요한 세자가 있다면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생선 꽁지를 잘라드리듯 먹고 쓰고 남아야 바치는 자를 보고 뭐라 할 것인가? 본심은 부모님을 경시하지 않으며 남을 속이거나 해치지 않는다. 없는 자가 칼 들고 도둑질을 하고、있는 자가 부당하게 이득을 취해서 혼자만 호의호식하며 강자가 약자를 괴롭힌다면 결코 주님을 모실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마음에 평화가 있을 리가 만무하다. 사회는 한사람이 모여서 구성된 것이니 각자마음에 평화가 없는데 사회에 안정이 있을 것인가?
자캐오는『제가 남에게 속여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배를 갚아주겠다』고해서 예수님은『이집은 구원을 얻었다』고 하셨다. 본심은 뺏는 것이 아니라 주인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 초목은 뿌리에서 얻어진 과일과 잎을 가을이면 아낌없이 돌려준다.
농부가 밑거름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떠한 모양으로든지 받고 뺏은 것은 돌려주고 회개했다는 증표를 보여야 그 마음과 사회에 주님이 임하게 된다. 그래서 진리가 뿌리를 내리고 자유가 싹터서 평화의 잎이 돋아 기쁨의 꽃이 피어 행복의 열매가 결실되기에 회개 없는 마음은 밭갈지 않고 씨 뿌리는 농부와 다를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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