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상에 소개된 池英淑 교수의 「산업 사회에서의 주부의 생활」이라는 조사보고에 의하면 도시주부의 TV 시청시간이 늘어나고 한국 주부들이 여가의 대부분을 TV시청으로 보내고 있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힌바있다.
TV 프로그램 중에서도 특히 主宗을 이루고 있는 드라마는 대중영합 내지는 여성취향 일변도로 역기능적인 측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관점에서 항시 비판의 주 대상이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 방송 윤리위원회」의 심의평가서에 의하면 77년도 한해에 방송된 드라마의 총 편수는 8백 47편이며 총 방송 시간량은 무려 23만6백58分이나 되어 日수로는 약 1백60일에 해당된다. 그중에 일일 및 주간 연속극이 20만2천1백88分이 방송되었으며 단막극이 2만8천4백70분이 방송되었다고 한다.
한편 총 8백47편의 드라마 중에 멜로드라마는 24%(57편)을 보이고 있다. 특히 멜로드라마는 그 자체의 특성으로 인하여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막론하고 대부분 연속극의 형태로 방송되고 있다.
방송드라마에서 멜로성에의 지나친 편중현상은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데 멜로성 편중 성향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멜로물이 애정문제를 주요소로 다룸으로써 자칫 흥미 본위로 흐르거나 시청자의 말초적인 감각을 자극할 우려가 많다는 점에 있다하겠다. 이는 방송윤리심의를 통한 저촉 사례에서도 이 유형의 드라마가 가장 높은 저축률을 보여주고 있는 현상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차제에 서울 YMCA와「소비자 보호단체 협의회」주최로 방송드라마 작가와 시청자의 대화의 기회가 마련되었다는 점은 큰 의의가 있겠다. 작가와 시청자간의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피차의 기대사항을 파악하고 나아가서는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 내지는 애로점을 이해하여 좀 더 바람직한 미래의 방송드라마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리라는 필자 나름대로의 기대 속에 기꺼이 사회자 역할을 수락하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기대를 충족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일부 방송작가의 자질에 대한 회의와 실망을 얻게 되었다.
사연인 즉『드라마의 주인공들이 한결같이 20대 젊은 층으로 한정되어 유행에 가까운 말장난만 일삼고 있어 공감을 주지 못하며 또 재미있는 장면은 지나치게 엿가락처럼 늘리는 경향이 있어 아주 짜증스럽다.』는 한 주부시청자의 지적과 직장 관계로 드라마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어쩌다 보려 해도 별로 보고 싶지 않다는 말에『드라마를 열심히 보지도 않는 시청자와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작가의 대답! 또『…출가한 딸이 친정부모에게 하는 반말은 듣기 거북하고 교육상으로도 좋지 않다.』는 지적에『작가가 교육관계까지 책임져야 되느냐…. 듣기 거북하면 시청자 쪽에서 채널을 돌리는 수밖에 없다』는 작가의 답변! 이와 같은 상식이하의 답변을 어떻게 해석해야할는지? 보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는 식의 답변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들 작가로부터 시청자가 얻을 수 있는 드라마 내용이란 무엇일는지? 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어디까지나 고객인 다수의 시청자에게 일방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함을 작가의 줏대라고 그냥 넘겨야 할런지? 설마 방송의 공공성을 모르는 작가는 아니리라 믿고 싶다. 그렇다면 시청자를 안하무인격으로 경시하는 이들의 오만한 태도는 어디에서 연유되었을까? 「말장난」에만 도취되어 일정 작가만을 납치하면서까지 편중 기용하려는 방송국 측의 극성스러움도 일말의 원인이 되겠지! 연륜이 쌓이고 곡식이 익으면 고개를 숙이는 법이련만! 일부 작가와 방송국의 각성도 필요하거니와 내용 없는 드라마 만을 간단없이 무분별하게 추종하고 있는 시청자에게도 책임이 있으리라.
그 작가의 명언대로 싫으면 보지 말지어다.
시청자의 식별력을 키움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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