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8일은 25번째 되는 세계 나병의 날이며 1968년 천주교 한국주교단이 제정한 12번째의 구라주일이다. 이 날은 우리교회가 이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고 고통 받는 이웃인 나환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에게 형제애와 인류애를 실천하자는 것이다.
나환자들이야 말로 이 세상에서 우리의 가장 불우한 이웃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든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질병에 이환된 삶의 절망감、세상 사람들로부터 기피당하고 소외당하는 비통함、부모형제를 떠나야하는 고독함、가난과 굶주림과 헐벗음으로 살아야하는 비참함、또한 그들의 자녀들마저도 냉대와 소외를 당해야하는 억울함 등등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인간적인 모든 불행과 고통과 비탄의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양성ㆍ음성 나환자 총수는 약 8만여명으로 추계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구라파 현황을 보면 약 5천여명의 나환자가 국립 나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약 2천여명의 불구 나환자를 5개 수용소에 수용하고 있는 이외에 대소 93개 정착장에서 약 1만 9천여명(나환자 및 그 가족)이 정착하여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어 그 목불인견의 참상은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들 나환자들을 구호하기 위하여는 나환자들의 입원ㆍ치료ㆍ수술 불구 나환자를 위한 의수족 제작 이들의 수용보호 이동 진료반 운영 신 환자발견 재가치료 환자 관리 등의 의료사업 음성 나환자의 자립을 위한 정신교육 기술 영농교육 자녀 취업을 위한 기술교육、신앙 교육 등의 교육사업 그리고 나병의 대중계몽 나환자에 대한 나병관리 계몽 실시 등의 계몽사업 각 정착장에서의 생계를 위한 지역 특성에 맞는 각종사업의 육성 등의 자립 대책 사업 등 실로 방대하고도 산적한 구라사업을 실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들 구라사업 이외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종 구라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구라후원회의 육성사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엄청난 구라사업들은 정부의 한정된 예산에 의한 의료 시혜와 구호 이외에 부끄럽게도 그의 대부분을 외국인들의 원조에 힘입고 있으며 국내의 몇몇 헌신적인 나사업가들에게 만 의존하고 있을 뿐 건강의 은혜를 누리며 사는 대다수 국민들이나 우리 신앙인들은 모두는 아니라 할지라도 이들에 대한 도움이나 은정은 고사하고 관심조차도 없음이 오늘의 세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더구나 사랑을 실천해야하는 신앙인들 마저도 쌀쌀하기만 하다. 나환자를 돕는데 있어서 무슨 계층이나 종교의 구별이 있을 수 없으나 현재 우리나라의 구라후원회 가입회원 수에 있어서 가톨릭교인의 참여도가 타 종교인에 비하여 매우저조하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 것 일까? 실로 우리들의 각성이 촉구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몇몇 분의 성직자와 수도자 및 나사업가들 만이 불철주야 침식을 개의하지 않고 생애와 젊음을 바쳐 구라에 헌신하고 있는 분들을 생각할 때 실로 감사함과 부끄러움을 급할 수가 없다. 더욱이나 우리 동포요、한 핏줄인 우리의 형제자녀들의 치료와 구호를 국민소득이 높아진 이 마당에서도 아직도 외국 원조에만 의존하고 그들의 은정만을 기대해서야 어찌 우리가 떳떳이 그들을 대할 수 있으며 동포애와 형제애가 있는 민족이요、신앙인이라고 자처 할 수 있을 것인가 라고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이 구라사업에 방관자가 될 수 없다. 본지는 거년에도 강조한바 있거니와 선진국 대열의 문턱에 들어선 이 마당에 이 구라운동은 마땅히 범국민적인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하며 세계 구라의 날 하루만이라도 관민이 합심하여 계몽을 전개하고 모든 국민이 구라 성금을 기탁해야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사랑도 고도성장을 이룩해야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세상의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에 더 관심을 가져야하며 이들 불우하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서 그리스도를 만나야할진대 교회내의 모든 계층을 막론하고 누구나 이 구라운동에 참여하여야한다. 「말과 혀끝으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하여야한다」(1요한3ㆍ18) 구라주일날 몇 푼의 구라헌금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각 본당마다 구라 후원 단체를 조직하고 매달 얼마간의 성금이라도 모아 기탁하는 지속적인 운동이 전개되어야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성지순례나 야외 소풍 등에 즐겨가고 그 외 가까운 이웃의 가난하고 불우하고 병든 이를 가끔 방문한일은 있어도 나환자들의 정착장이나 나병원 수용소등을 애써 방문한일은 드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헌신적인 나사업가들을 찾아가 위로와 격려를 보낸 일도 드물었다.
또 전국적인 규모로 성장、발전해가고 있는 구라후원 단체의 효시인「릴리회」만 하드라도 우리 신도들이 주도한 것이 아니고 당초 한국은행 부산지점의 여행원들 이었다는 사실은 실로 우리의 사랑을 의심케 한다.
끝으로 이 구라주일을 계기로 전국 동포들이 호응하는「릴리회」에 누구나 빠짐없이 가입하여 매달 담배 한 갑 차 한 잔을 아껴 성금을 보내는 정도의 사랑이라도 실천 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호소하는 바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