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는 금년 4월 30일부터 3주간 코스로 교구 전 사제들이 합동으로 집중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을 마련하고 교육방법은「아죠르나멘또」코스를 채택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코스는 사제생활의 쇄신을 집중적으로 재교육하는 세미나로서 교구의 年例 피정과는 달리 한국 교회사상 가장 장기적이며 규모가 크고 내용이 새로운 사제 재교육으로서 서울대교구의 획기적인 創意와 意志가 넘치는 계획이라 할 수 있다. 또 이「아죠르나멘또」코스는 필리핀에 있는 극동지역 사목연수원(EAPI)의 권위가인 교수 진영과 서울교구 사목연수원 임원진영이 합동으로 교육을 담당하게 되어있어 한국교회에 적합한 세미나가 될 것이 더욱 기대된다.
교회의「아죠르나멘또」는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가장 큰 과제이었다. 당시 교황 요한 23세는 공의회의 소집목적을「교회의 아죠르나멘또」즉 교회의 現代化내지 刷新에 力點을두었던것이다. 그리고 공의회에서 결정 공포 된 16개의 文書는 모두가 교회의 쇄신으로 일관되어있다. 공의회가 끝난 후 이미 13년의 세월이 지나갔다. 그간에 교회는 많은 刷新과 變革이 있었다. 그러나 과도기의 과정에서 약간의 착오와 혼란도 없지는 않았으나 지금은 공의회의 정신이 거의 定着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더욱이 신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취임즉시로 무엇보다도 제2차 바티깐공의회의 정신을 실천하는데 최대의 역점을 두겠다는 것을 천명하였음을 보더라도 지금은 바로 공의회가 강조하고 목표하였던「아죠르나멘또」를 실지로 생활화해야할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현실을 살펴볼 때 아직도 공의회에 대한 인식이 태반 부족한 것이 실정이다. 이는 일반신자들에 대한 공의회교육이 부족한데 기인하고 또 그것은 신자들을 교육해야 할 성직자들마저 공의회에 대한 자체인식이 불충분한데 또한 그 원인이 있었다. 근자에 와서 한국의 일반신자들이 교회와 신앙에 관한 교육을 받겠다는 열의는 점차로 고조되고 있는 이 마당에 사제들이 새로운 교회상과 진정한 신앙태도에 대한 교육에 수응하기에 오히려 力不足한 느낌이 없지 않다. 이때에 서울대교구가 사제전원이 집중적으로 아죠르나멘또 교육을 자체 실시 한다는 것은 시의에 매우 적절한 획기적인 처사로서 그 귀추가 크게 주목 될 뿐만 아니라 여타교구에서도 좋은 시범이 되었으면 한다.
또 信者들도 공의회 이후의 교회관이 무엇이며 신앙의 쇄신이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탐구하는 意慾을 불태워야 할 때가 왔다. 한국교회는 宣敎된지 이미2백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신앙의 質에 있어서 成人의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감이 없지 않음은 오직 과거의 전통에 집착하고 20세기말엽의 오늘의 현대에 알맞은 신앙의 肉化를 가져오지 못한데 기인한다고 본다. 원래 교회는 교리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일진대 교회는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한국의 사회를 어떻게 구원의 길로 인도할 것인가 즉 한국사회를 하느님의 나라로 바꾸어 가는데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에 전력을 다해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교회사는 과거의 박해받던 시대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인지 교회는 세상을 멀리하고 사회문제에는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교회만을 지키고 확대하는데 집착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의 실정이다. 이것은 교회가 현대세계에 문을 크게 열고 세계와의 모든 면에서 대화를 통한 현실참여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 공의회의 정신에 전연 역행되는 것이다.
현실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하느님의뜻인 복음의 빛으로 비추어 진리ㆍ정의ㆍ평화ㆍ자유ㆍ사랑 등의 정신이 구현되도록 교회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개입 참여함이 마땅한 의무인 것이다. 공의회가 강조한 교회의 현대화는 바로 과거의 현실외면의 태도에서 벗어나 당면한 모든 현실을 직시판단하고 이를 하느님나라의 가치기준으로 선포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수행할 것을 선포하는데 의의가 있다.
이러므로 우리는 과거의 교회관이나 신앙관에서 공의회의 근본정신에 입각한 사고방식과 생활태도로서 일대변혁을 가져오는 쇄신이 시급한 과제이다. 사제들의「아죠르나멘또」코스의 재교육은 이런 의미에서 한국교회의 쇄신을 위해 매우 중대한 의의를 갖는 것으로서 그 결과에 기대하는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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