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슴한 산봉우리
꽃구름이 감돌더라
불그레 아침 해가
고요히 동틀 무렵
선비네
길을 이끄는
또 하나의 별이여
천진암(天眞庵) 走魚寺가
흔적도 없는 오늘
발머리 논두렁엔
기와장만 딩굴더라
하늘에
우뚝치솟은
메뿌리가 우람타.
들머리 천자암(天子岩)엔
신선이 놀드랬나
이곳을 찾아오신
선비네도 쉬듯던가
복음(福音)의
횃불 드높인
앵자봉의 향수(鄕愁)여
호렙산 수풀 속에
깜박이던 불빛인양
망각(忘却)의 이백년이
무심히 흐른 이제
뒤늦게
눈뜬 후손이
개척의 삽을 들다
제 민족 구출하신
그 옛날 모세마냥
동방의 모세들이
구름 일 듯 모여드니
비로소
앵자봉에도
찾아오는 봄소식.
◆註解
앵자봉 - 경기도 광주군 所在山 韓國 天主敎의 발상
1、앵자봉=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우산리 소재의 해발 6백76m의 산으로 옛날이나 오늘이나 산세가 매우 수려한 곳으로 알려짐.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이기 때문에「한국 가톨릭의 호렙산」이라했음. 서울서 약 1백km의 거리.
2、선비네=우리들 선조 학자들이신 다신 정약용ㆍ정약전ㆍ권철신ㆍ권일신ㆍ이벽ㆍ이승훈ㆍ권상학 등 학사들이 가톨릭이 이 땅에 들어오기 전에 천주교를 자기 스스로 연구하여 중국 북경에 직접가서 선교사까지 모셔온 역사적 기념비적인 선비들을 지칭.
3、天眞庵 走魚寺=우리 선조 선각자들이 이곳을 찾기 전에는 이곳이 온통 불교의 못자리 같은 곳인 듯 했다. 이 골짜기 들머리의 약간 큼직한 동네이름 부터가 불교에서 나온 관음동(觀音洞)이고、지금은 없으나 옛날에는 관음사도 있었던 곳으로 마을 사람들 모두 재가(在家)의 불제자였던 모양. 지금도 우산리 근처에는 절을 지을 준비를 서두르며 재목을 나르고 다듬고 있다. 옛날에는 이 골짜기에 숱한 절들과 승려들이 있어 쌀 씻고 떡 하는 뿌연 물이 골을 메워 흘렀다고 한다.
4、호렙산=옛날 모세가 마디안 처가에서 양떼를 지키면서 깊이 산속으로 들어가다가 숲속에 불꽃이 솟아오르기는 하면서 타지 아니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여 깊이들어간 즉 주님 친히 말씀하시어 자기 동쪽을 애급으로부터 구출할 사명을 받은 산 이름.
5、동방의 모세들=수원교구 동부지역、특히 광주군(廣州郡)내 3개 본당-신장ㆍ경안ㆍ노루목-신부님들이 뜻을 모아 이 천진암 주어사 지역 개발과 성역화 추진을 목적으로 동분서주、열심하고 견디는 신자들을 직접 방문하여 이 추진 사업에의 그 가난한 주머니를 털어「천진암」이라는 팜플렛 정도의 월보를 만들어 뿌리기도 했다.
또한 그 천진암 일대의 논과 밭을 매입하여 교구 재단에 등록하고 앞으로 더 많은 선의의 분들의 도움을 얻는 대로 양편의 언덕모양의 산도 구임하여 우선 기념비석이라도 하나쯤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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