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 신학부와 광주 대건신학대학의 양대 신학교의 79학년도 신입생 합격자를 보면 서울대신학교가 62명 광주대신학교가 40명에 달하고또 응모자로 보면 총 1백97명이 응시하여 작년보다 43%의 증가율을 나타냈고 특히 광주대신학교는 40명 정원에 1백18명이 응시、3대1이란 유사이래의 경쟁률을 보인 것은 실로 놀랄만한 사실이다.
근래 세계도처에서 사제성소의 감소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정세에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은 신학생 지망자수의 증가현상은 참으로 한국교회의 특이한 사실로서 기쁨과 희망에 찬 징조이다. 여기서 먼저 이 경쟁을 거쳐 입학한 학생들에 대하여 진심으로 축하와 환영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이웃하는 다른 일반 대학생의 경우는 그 기쁨과 축하가 당사자 한 가정에 그치지만 우리 신학생의 경우는 실로 全교회의 기쁨이오 축하인 것이다. 학생들의 장한 뜻과 노력은 물론 이성소를 길러내신 가정 부모들의 표양과 정성에 감사와 경의를 표해 마지않는다. 또 금년도 입학생 중에는 소신학교 출신이 41명에 비하여 일반고교 출신이 56명으로서 또 하나의 희망적인 징조를 보이며 이것은 여러 교구에서 실시하고 있는 성소피정이나 예비신학생 반동을 거쳐 온 일반고교 출신 학생이 상당수에 달한 것이 그 원인의 하나로 보여지기도 한다. 이로 미루어보아 앞으로의 성소계 밝은 각 가정의 부모들의 표양과 아울러 각 교구별 또는 본당에서 성소에 관한 특별교육내지 배양이 크게 장려되어야할 과제이겠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도 각 교구에서 또는 대신학교별로 신학생 후원회의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나 앞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성소에 발맞추어 신학생들로 하여금 경제적후원의 염려가 없도록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후원 사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을 절감하게 된다.
다음에 새로 입학한 신학생에 대한 축하하는 마음이 큰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에 대한 기대와 촉망도 큰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몇 마디 참고의견을 제시하고자한다. 첫째로 신학교에서 이수하는 모든 과정을 충실히 습득하여 후일의 사제생활에 밑거름이 될 자산을 충분히 갖추어야 할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학생시절부터 지나치게 예비 사제적 사고에 집착하게 되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 시야가 협소해질 우려가 없지 않다. 그러므로 최종목표는 사제쪽에 두뇌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인간적 성장과 그 성숙에 치중해야 겠다는 점이다. 흔히 하는 말이지만 좋은 사제 이전에 좋은 크리스찬이 되어야하고 또 좋은 크리스찬이기 이전에 좋은 인간이 되어야한다는 상식적인 격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제는 각양각색인 다양한 인간들인 하느님의 백성에게 봉사와 지도를 해야 할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고 있기 때문에 신학과 동시에 인간학-학문적이 아닌-에 철저해야하겠다. 교회는 하느님과 인간과의 일치를 이룩하고 또 동시에 하느님 안에서 인간과의 일치를 이룩하는 성사와 같은 것이라고 할진대 사제는 이두가지면의 성취를 이룩하도록 전문적으로 봉사하는 책무를 지닌 만큼 신학생들은 그 학창시절부터 개인적으로 인간적 성숙을 도모하면서 또 인간과 더불어 성장하는 수련을 쌓아야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인간은 정상적으로 지정의(知情意)가 조화있게 성숙되어야 가장 훌륭한 인격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종래의 신학교육과정에서는 지성과 의지 면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서면을 소홀히 한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인간관계에 있어서 지성ㆍ의지ㆍ감정의 세가지 요소는 반드시 균형 있게 조화가 이루어져야만 대인관계가 원활하고 친교와 일치가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신학교 생활이 대외적으로 인간의 접촉이 제한된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정서면의 성숙과정에 있어서 다소간의 지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신학생들은 이러한 점에 특별히 유의하여 가능한 한도 안에서 다른 부류의 인간들과의 접촉기회를 넓혀가면서 좀 더 폭넓은 인간경험을 쌓아올릴 필요가 절실하다고 사료된다. 그러므로 신학교 당국도 이점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가지고 신학생들을 보다 활달하고 원숙한 인간성장으로의 양성에 중점을 두도록 과단성 있는 배려가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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