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시보에 게재되는「입교수기」는 나에게 있어선 퍽 좋은 읽을 꺼리가 된다. 그것은 나의 입교시절을 되살려 재무장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 글들을 주의 깊게 읽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의 천주교회는 입교자에게 불친절했지만 그러한 고비를 넘기고 신앙을 얻었다는 파라독스가 늘 담겨져 있다. 또 그 글은 성직자의 감화를 깊게 받아 입교한 사람이 퍽 많음을 깨닫게 해준다. 성직자의 올바른 자세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것이다.
신자나 비신자를 막론하고 주위사람들에게 깊은 영향을 심어주는 성직자는 퍽 많다.
한 손에는 코란、다른 한 손에는 칼을 쥐고 포교했다는 마호메트를 연상 시키듯한 손에는 담배상자、다른 한 손에는 라이터를 들고 손님을 접대하는가 하면、교회의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천리길도 마다 않고 늙은 몸을 이끌고 헌신 하시던 A신부님-
성인 신자들은 물론이고 그 자녀들의 영명까지 기억하여 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신자들에게 교회와 사제 그리고 신자들의 일체감을 불어넣어 주시는 B신부님-.
그 고된 일과 중에서도 손수 운전대를 잡고 각 가정을 찾아 희로애락을 함께 함으로써 늘 천주님 품안에 함께 함을 느끼게 해주시는 C신부님-.
각 지역별로 구역미사를 마련、자칫하면 서로 소홀해지기 쉬운 이웃 간에 형제애를 느끼게 해주던 D신부님-.
신자들을 독려하여 본당자체의 신앙 강좌를 가짐으로써 2백여명의 기록적인 견진자를 낳게 한 E신부님-.
좋은일이든 궂은일이든 어느 경우에서나「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을 빼놓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F신부님-.
하루를 24시간 이상으로 쪼개서 불우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동에 번쩍、서에 번쩍하시는 G신부님-.
내 손이 타는 한이 있더라도、내가 든 횃불로 앞을 비추겠다는 H신부님-.
이러한 모든 분들은 우리들의 자랑이자 횃불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이러한 성직자들은 외교인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주어 입교자 증가에 큰 몫을 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 우리 미술계의 원로이신 以堂 金股鎬선생이 이 세상을 하직하셨음이 전해졌다.
평소 빈틈없이 깔끔하고 근엄하여 옳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과는 용서나 타협을 일체 거부하시면서도 어느 제자의 그림에 진전이 있을 때는 아낌없는 칭찬과 자애로운 미소로 기뻐하셨다는 그분-.
가난과 투병 그리고 숱한 모함 속에서도 꿋꿋하게 王朝 최후의 御眞畵家로서 또 동양화단의 초고봉으로서의 긍지를 잃지 않고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웠던 그분에께서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우리는 하나의 훌륭한 求道者의 자세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오직 진리를 증언하려고 났으며 그 때문에 세상에 왔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에 옮긴다는 것 그것은 실로 힘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어렵고도 어려운 司牧에의 길-
이제 얘기의 끝을「남을 이끈다는 것은 엄숙한 표정만가지고 더구나 권위라는 통념만으로는 이루어질 수는 도저히 없다. 겸허한 자세로 몸소 실천하는 모범을 보일 때 그것은 가능한 것이다」라는「앙드레ㆍ말로」의 말로 맺어야겠다.
지금까지 최용록 신부ㆍ임보영 수녀ㆍ최창섭 박사ㆍ허영자 교수ㆍ고희상씨께서 수고해주셨읍니다. 이번호부터는 방송인이며 가톨릭 저널리스트클럽 부회장이신 김현씨께서 집필해 주시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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