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생각하라、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28일은 재의 수요일、머리에 재를 받으며 삶과 죽음의 참뜻을 묵상하는 날이다. 흙에서 난 인간은 다시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 언젠가는 닥쳐올 죽음을 묵상하며 우리의 삶의 자세를 다시 가다듬는 이날을 깃점으로 회개와 보속 그리고 희생의 계절 사순절이 시작된다. ▲이 세상어느 누구도 죽음의 고통에서 헤어난 사람은 없다. 온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권력도、그리고 금력도 이 죽음만은 쳐 이길 수 없다. 죽음 앞에는 이 세상 온갖 부귀영화도 한낱 허망한 꿈에 불과하다. 언젠가는 끝나야 할 삶、한줌의 흙으로 돌아가야 할 삶인 줄 알면서도 인간적인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이것이 바로 우리인간의 모습인 것이다. ▲황량한 광야에서 단식재를 지키며 극기의 40일을 보낸 예수께서도 이 기간 동안 온갖 유혹을 받으셨다. 예수께서 광야에서 받으신 빵과 권력과 명예에의 유혹은 인간들이 이 세상에서 받는 온갖 유혹의 본보기라고 할 것이다. 人格을 겸비하신 예수이기에 이 유혹을 극복 하시기엔 무한한 인내와 고통이 필요했었다. 주께서 받으신 이 고통은 곧 우리가 현세적인 쾌락에서 헤어나기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희생과 극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한 아픔이었다. ▲『사람이 온 세상을 다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이 말씀은 세상의 금력과 권력과 명예로 눈이 어두워진 현대인들에게 주는 그리스도의 경고이다. 한줌의 흙으로 영원히 소멸되고 말 것인가、아니면 죽음을 쳐 이기신 그리스도의 부활의 영광에 참여、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인가-머리에 재를 받는 이날 다시 한 번 우리의 신앙자세를 가다듬어야 겠다. ▲매년 재의수요일 의식은 똑같이 반복되지만 여기에 참여하는 인간의 面面은 해마다 달라진다. 한 해 동안에도 많은 이들이 이날의 警句를 되씹으며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 것이다. 영속하는 하느님나라、그리고 유한적인 인간의 모습을 확인케 해준다고나 할가. 이번 사순절은 온갖 죄악에 묻혀있었던 나、그리고 볼 수 없었던 하느님을 다시 찾는 새로운 계기가 되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