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에 들렸다가 나는 우연히 아이들 방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그 방에는 작은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많은 아이들 책이 쌓여 있었고 그 속에서 그 집 아이 셋은 열심히 책을 읽고 있었다. 참 좋은 풍경을 본 듯 대견스러우면서도、문득 부러운 생각이 가득 찼었다. 책이 읽고 싶어도 교과서외엔 읽을 책 한권 반반하게 없었던 내 어린 시절의 가난했던 추억이 불쑥 떠오르면서 요새 아이들은 세상 잘 만난 덕분으로(?) 호사를 하는구나 하는 야릇한 질투까지 생겼다. 그러나 지금도 그 호사를 누리지 못하는 고향의 아이들이 새삼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본다. 방학을 하면 으레 집에서 말썽이나 피우는 존재로 일터로 나가는 부모들의 구박을 받기일쑤인 시골아이들、방학 책 얼렁뚱땅 해놓고 나면 그저 놀기 바쁜 아이들에게 누구하나 아이들 관심을 끌 책 한권으로 그들을 유혹해 주지 않는다. 부모들의 관심이야 도회나 매마찬가지 이겠지만 그런 여유가 없는 탓이다. 순수한 자연만이 그 아이들에게 유일한 동화가 되어준다지만 그래도 읽어서 느끼는 그 무엇이 없다면 그 세계는 항상 한정된 그것밖에 또 무엇이 있겠는가 긴 겨울방학 동안을 그저 노는 일로만 그 아까운 시간을 보내게 되지 말았으면 싶은 심정이다. 그 아이들에게도 욕심껏 동화책을 읽히고 싶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좋은 책들이 그 아이들에게 참 아쉬운게 안타깝다. 집에서 아이들이 두 세번 읽어서 이젠 집으로 느껴지는 책이 있다면 그런 책이라도 모아서 시골아이들에게 사랑으로 베풀어 주실 분은 없을까
성경에도『서로 이웃의 짐을 지고、또한 이웃에게 베푸는 것이 하느님 당신께 하는 것이다』고하였듯이 우리는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신자의 본분으로 이 작은 일이나마 사랑의 마음으로 성의를 다할 때 하느님 나라 건설에 작게나마 참여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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