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異邦人>은 高宗玉(마태오) 신부님이 쓴 세 번 째 自傳小說이다. 著者는 어린時節부터 자기 省察의 기록으로서 일기를 써 왔다 글을 쓰고 글을 읽는다는 文學的 행위의 궁극의 목표는 가장 바람직한 인간의 길을 추구해 나아가는 방편이요、더 나아가 하느님의 세계를 향해 발돋움하는 기초 작업이어야 한다. 마치 땅위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야곱의 사다리와도 같이 좋은 문학 작품은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를 깊이 인식시킴으로써 읽는 사람의 영혼을 淨化시킨다.
그리하여 마태오 신부의 日記는 국민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한 閑村의 초등을 사제 지원자로 인도하였고 신학교 생활에서 오는 인간적 고독과 갈등을 이기고 사제가 되기까지 일관하여 자신을 지켜가는 귀감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에도 그가 성소를 지켜가는 原動力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일기를 토대로 하여 그는 세권의 자전적 소설을 세상에 내어 놓았다. 첫 번 째가<사랑의 地圖>이고 두 번 째가<예수 없는 십자가>이고 세 번 째가<이 세상의 이방인>이다.
이 일련의 작품들은 영혼의 성찰과 구원의 문제에 관심하는 신앙적 측면으로 읽는 사람에게 반드시 큰 감동을 약속해 준다. 대화가 지나치게 교훈적이고 설교조라고 불평할 독자가 없지 않겠지만 오히려 설교가 신앙인의 자세확립에 도움을 준다. 가톨릭교회는 독신제도에서 오는 사제성소의 경감과 은퇴 신부님들의 평화로운 생활보장 계획 등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이 세상의 이방인>에서 저자는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저항하다가 드디어는 신앙의 눈으로 이해하고 더욱 깊은 애정으로 긍정하여가는 과정을 자기경험에 근거하여 분석하고 고백한다. 그러므로 이작품은 가톨릭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보다는 이미 입교한 사람에게 가톨릭 신앙의 내면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또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뿌리를 내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가톨릭 신학대학에 입학하던 때 그에게 있어 가장 이겨내기 힘든 것은 약혼녀 숙이 와의 장래를 단념하는 일이었다. 그렇건 만도 이성의 사랑으로 오는 인간적 갈등은 숙이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불란서 낭씨 신학대학으로 유학을 간 그는 쟌느라는 이국 여성과의 사랑으로 다시 고민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잠시 생각해 볼 일이 있다. 파스칼은 일찍이 인간이란 신과 악마의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존재라고 말하였다.
중등 교육을 받지도 못하고 해군 사병생활 8년을 거친 청년이 하느님의 사랑과 여인의 사랑을 오락가락하면서 어떻게 끝내 신학교의 학습과정과 수련생활을 마쳐 서품되었는가는 인간적 노력의 차원으로서는 도저히 이해될 수가 없다. 그것은 하느님만이 베푸실 수 있는 은혜가 아니면 안 된다. 하느님이 주시는 은총과 사랑의 기적은 10년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나서 관중 앞에 걸어 보이는 성령 부흥회의 병자치유 같은 일에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여인을 사랑하는 일에 특별히 귀와마음이 여리었던 젊은이에게 하느님의 성소를 실현 시키신 일속에서 찾아보아야 할 것 같다.
그는 학기말 고사에서 낙제를 할까봐 모든 신학생이 다 잠든 밤중이면 몰래 변소의 변기통에 앉아 도둑공부를 하기도 하였다.
돈이 없고 또 갈 곳이 없어서 추운겨울에도 신학교에 남아 교수 신부님들의 심부름을 해야 했던 그는 너무나 외로운 밤이면 거울에비친 자신의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祖國의 상징으로 조국의 돌맹이 하나를 들고 가서 낭씨 신학교 책상위에 올려놓고 성소에의 지향이 흔들릴 때마다 그것을 두 손에 부여잡으며 克己의 힘을 간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낭씨 신학교에서 무엇보다도 그가 괴로워한 것은 쟌느와의 사랑을 자제하는 일이었다. 쟌느는 예수의 성면을 씻어드리며 위로한 베로니카와 같은 수녀가 되어서 마태오 신부의 사제 생활을 기구로 돕겠다고 결심하고 수도원에 입회한다. 훗날 그가 사제 서품을 받은 후 예비 수녀인 쟌느를 찾아가서 새 신부의 강복을 주는 장면에서는 아무리 심장이 강한 독자도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생각해보자. 여인을 사랑해 보지 않은 사제가 이 세상에 있을까? 여인을 참으로 사랑해 보지 않고 또 여인의 사랑을 주님께 봉헌해 보지 않은 사람이、하느님 사랑과 인류애를 위해 매일 매순간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사랑의 사제가 될 수 있을까? 사제가 된 사람은 중병을 치르고 소생한 사람이다. 중병을 치르고 소생한 사람은 생명의 참 의미를 알고 살아 있는 날의 사명을 확인하며 사는 사람이다 사제는 자신의 구원을 위해 성소를 지키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 살고 있는 온 인류의 아픔과 죄악을 등에 지고 인류의 제물이 될 것을 하느님께 서약한 사람들이다. 이 책은 우리 가톨릭 신앙인에게 성소를 받은 사람들이 지고 가는 십자가의 아픔과、그 아픔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구원의 의미를 가르쳐준다.
이 책은 성직자와 수도자를 잃고 암흑 속에서 방황할 때、새로운 결의와 인식으로 성소의 기쁨을 다짐할 수 있는 은혜와 빛을 발견하게 해 준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감추고 있다.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사제상은、악이 범람하는 험난한 이 세상에 존재할법한 온갖 상황을 폭넓게 모두 경험한 후에、그래도 하느님을 더 사랑하여 성소의 은총을 지킨 사람-다시말하면 아우구스띠노 성인과 같은 인생 경륜을 쌓은 분 일수록 성공적인 사목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이 세상의 이방인>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다음과 같은 내 기도문을 더 보태고 싶다. 주님、성소를 받은 이들은 이 순간에도 제단위에 촛불처럼 자신을 태우며 저의 죄악을 대신하고 있읍니다. 저로 하여금 사제와 수도자를 항상 참미하게 하시고 그분들이 저를 대신하여 오늘도 십자가에 못 박히고 있음을 가슴깊이 제가 기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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