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工團 근로자들의 저축 성향이 최근 某단체에 의해 밝혀졌다. 놀랍게도 이들 근로자들은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76.6%가 5천 원에서 5만 원씩을 매월 정기적으로 저축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어려운 집안 살림을 돕거나 동생들의 학비를 마련하고 또 결혼준비를 위해 이들은 꼬박꼬박 저축을 하거나 고향에 송금을 한다는 것이다 ▲공단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여성의 경우 66.9%가 5만 원 미만이고 평균나이는 19세~21세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천여 원의 벌이를 위해 이들은 약한 여자의 몸으로 하루 8시간의 노동을 감내해가고 있는 것이다. 20세 전후라면 한창 꿈 많을 나이. 이들 여공들은 이 젊음을 나라와 산업 발전을 위해 송두리째 바치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 자신과 가족들의 장래를 위해 현재의 생활을 희생해가며 저축을 하고 있는 이들의 알뜰한 정성에 가슴 뿌듯함을 아니 느낄 수 없다. ▲동전 한 잎을 아끼고 쪼개 저축해가는 근로자들의 정성에 비해 비교적 생활 정도가 높은 사람들일수록 저축에의 열의는 줄어든다고 한 저축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한 돈으로 소위 재벌기업들은 눈덩이처럼 기업 확장에만 급급해 왔던 것이다. 자기 자본의 몇 배씩이나 되는 빚더미에 앉아있는 기업들의 허약한 재무구조는 바로 이런 세태를 반영해주고 있다. ▲수출입국이란 정책적 차원에서의 지원의 이면에는 국민의 저축과 저임금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 온 근로자들의 피와 땀이 밑거름이 되었다고 볼 때 이들 기업들은 온 국민의 지원 속에 자라온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의 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云謂하기에 앞서 국민과 근로자들에게 정신적인 빚을 지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과연 어떠한가? 나쁜 작업환경 속에서 유발되는 근로자들의 직업병 따위는 외면한 채 무 오염 쌀이나 먹고 장수를 누려보자는 식의 일부 기업인의 자세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외로움 속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겐 기업주들의 따뜻한 사랑이 그 무엇보다도 아쉽다고 할 것이다. 참기 힘든 고독을 되씹으며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기업주의 사랑의 말 한마디-이것은 곧 눈에 보이는 몇 푼의 봉급인상 보다도 더욱 근로자들이 갈망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근로자는 기업주를 신뢰하고 기업인은 근로자들을 믿으며 사랑 속에 서로의 마음을 묶을 수 있는 풍토-이것은 정녕 이룩될 수 없는 꿈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사랑의 길은 이처럼 가까이 있으면서도 항상 멀게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