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旬節은 해마다 맞는 전례상의 계절이지만 그 때마다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는 의의를 가지게 한다.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부활을 전례 상으로 재현하려는 뜻을 온 세상에 보여주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고통과 기쁨의 빠스카의 신비를 체험하는 기간이기도 한다. 즉 고통이 수반되는 회개와 기쁨을 가져오는 나눔이 병행되어야만 한다.
(一) 회개의 길
아담의 범죄로 인하여 죄가 이 세상에 들어왔다. 그러므로 인간은 누구든지 죄 없다고 할 수 없다. 교회는 비록 거룩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성원은 죄인들의 모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항상 회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서 첫 번째로 선포하신 것은『회개하라、하늘나라가 가까웠다.』는 말씀이었다. 그것은 회개란 죄 있는 묵은 사람에서 죽고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나야 한다는 뜻과 그렇게 회개해야만 하늘나라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신 큰 뜻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고 완성하는데 있는 바에는 크리스찬의 가치기준은 하느님 나라의 가치 요소에 의거해야 함은 말 할 나위도 없다. 따라서 우리의 회개의 기준도 마땅히 하늘나라의 그것에 맞추어야 하겠다. 즉 무엇을 뉘우치고 무엇을 반성해야 할 것인가는 하늘나라의 가치기준이 실려져있는 복음에 의할 것이다 그 중에도 특히 집중적이고 종합적으로 명시되어있는 산상 설교의 진복팔단(마태오5장)에 집약될 수 있다. 즉 眞理와 正義와 平和와 自由와 이들의 종합인 사랑 등이다. 성서에 나타난 모든 계명과 권고와 교훈 등이 거의 다 그 큰 테두리 안에 포괄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와 같은 하늘나라의 가치 요소들에 비추어서 깊이 자기규명을 해야 하겠다. 또 이러한 규명과 번성에는 소극적으로 그러한 범주에 저촉、위배된 것이 없었는가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러한 가치를 몸소 실천한 것이 없었는가에 대한 자기 평가를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기 자신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위배 사실을 간파하거나 무관심했거나 혹은 그들의 선행에 참여하거나 조장하지 못했던가에 대해서도 성찰해야한다. 이와 같이 우리는 오직 자기혼자만의 구령추구에서 벗어나 널리 하늘나라 건설의 견지에서 이 세상을 향하여 보편적 구원의 도구와 표지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의 여부에 회개의 기준을 두고 날마다 날마다 새로 나는 생활의 자세를 거쳐야 함을 특히 이 사순절에 깊이 생각해 보고자한다.
(二) 나눔의 길
사순절의 또 하나의 특별한 체험은 회개의 아픔을 넘어서 나눔의 기쁨을 맛보는 일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 사순절 메시지에서「진정한 의미의 희사는 우리에게 필요치 않는 것들만 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한걸음 나아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 까지도 내어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우리의 모든 받은 것과 소유하는 것은 다 하느님께서 오는 것이란 근본적 관점에서 볼 때 모든 부면에서 모든 것을、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게 나누어 가지게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므로 특별히 많이 가진 자가 자기만이 사치와 낭비를 하면서 갖지 못하여 기아에 허덕이는 자에게 나누어주지 않는 것은 하느님 안에서는 큰 죄에 속한 것이다. 이것은 크리스찬으로서는 개인 간이나、공동체 간이 나를 막론하고 오늘날의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현상에 무관심하거나 안이하게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이다. 먼저 교회 안에서 나눔의 모범을 보여주고 교화 밖의 사회에 대해서는 크리스찬으로서 나눔의 주고받는 자에게 대해서 주의하고 싶은 것은 나눔을 주는 자는 자선을 베푼다는 의식이나 자기만족을 위한 위선적인 자세가 아니고 오직 가진 자의 의무감과 나눈 후의 기쁨에 감사하는 심정에 머물러야 하겠고 한편 나눔을 받는 자는 나눔에 기대는 의존심을 파기하고 주는 자와 하느님께 진정으로 감사하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하겠다. 끝으로 한국교회는 인성화의 사순절 운동에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 할 것을 촉망하고자한다. 인성회 금년도사순절의 주제는「사랑으로 가진 바를 나누자」이다. 인성회가 창설된 후 사순절 운동을 개시하여 점차 그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이때에 또 금년은 세계 어린이 해인 만큼「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위한」마음에서도 어느 해보다도 더욱 사랑이 나눔의 실천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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