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이 전도되고 도의와 영성이 쇠퇴해 가고 다원화된 현대사회에 있어서 청소년들의 올바른 영성과 가치관 형성은 긴급하고도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으며 이를 위해 가톨릭계 학교의 보다 적극적이고도 효율적인 종교교육의 수행이 더욱 요청되는 바이다.
그러나 요즈음의 교육풍토가 지적 도덕적, 육체적 천분을 조화롭게 개발 육성하여 인간완성에로 나아가게 하는 교육의 본래적인 목적보다는 오히려 그 수단적 국면인 입시위주와 지식의 전달에만 급급한 현사이고 보면 가톨릭계 학교라고 해서 예외가 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며 따라서 종교교육은 자연히 소홀해 질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가톨릭계 학교의 교육이 비가톨릭 학교와 다름없이 그 일반성에만 충실하여 가톨릭적인 교육의 이념이나 특성을 점차 상실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되고 보면 교회가 막대한 재정과 시설을 투입하여 교육 사업을 영위하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자모이신 성교회는 구원의 신비를 만인에게 알리고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 새롭게 하는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인간의 전 생활까지도 고려해야 하므로 교육의 진보와 확충을 위해서도 응분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그리스도교적 교육에 과한선언) 교회가 특수사목의 영역으로서의 교육 사업을 영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진대 교회의 희망인 청소년에 대한가톨릭계 학교의 종교교육은 교회의 사명을 위해서도 그리고 학교의 설립목적을 위해서도 절대로 소홀이 다루어질 문제가 아니다.
그리하여 가톨릭계 학교는 비 가톨릭 학교에 못지않게 문화의 목적과 청소년의 인간형성을 추구해야 하지만 보다 고유한 사명은 복음적 정신으로 충만한 학교ㆍ공동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청소년들의 인격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성세에로 나아가 새로운 피조물로서 성장하도록 도우며 그들이 습득하는 모든 지식을 이 신앙으로 비추어지게 하고 하느님의 나라 확충을 위해 봉사하도록 준비시켜 모범적이며 사도적 생활의 실천으로 인간사회에 나아가 구원의 누룩이 되게끔 교육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가톨릭계 학교의 이러한 고유의 사명을 완수하는데 있어서 여러 수다 중 무엇보다도 첫 째 가는 수단은 교리교육이다. 이것은 신자학생들에게는 더욱 신앙을 비추며 견고케 하고 의식적이고도 능동적으로 전례에 참가케 하며 그리스도 적인 인격과 생명에로 나아가 사도적 활동에로 지향하게 한다. 그리고 비신자 학생들에게는 하느님의 경륜과 이간의 소명이 무엇인가를 깨달아 점차 성세에로 나아갈 수 있게 하고 청소년기에 뿌리박은 신앙이 자라서 항구히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이들을 통하여 선교의 영역을 더욱 넓혀 갈수 있게 한다.
그러나 현하 가톨릭계 학교의 교리교육은 제도적으로 종교과목이 정규과정이 아닌 탓으로 자연히 교학 운영 면에서도 소극적이고 소홀히 다루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그리고 재정적인 이유에서도 신학ㆍ심리학ㆍ교육학ㆍ교수법 등에 유능한 자질의 종교교사를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학교가 있고 또한 교리교육 방법 면에 있어서도 보다 효율적이고 합당한 교본을 편찬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리지식만의 전달과 시험위주의 교육에만 머물고 있어 복음적인 생활지도나 사후관리가 두 따르지 못하여 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적인 인격에로 귀의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속히 이러한 불비한 여건들이 개선되어 가톨릭계 학교고유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기를 촉구해마지 않는다.
때늦은 감이 있으나 전국 가톨릭계 중 고등학교장회는 지난해 5월 20차 총회에서 이러한 여건들을 해소 하고자 그 첫 단계로 종교교과서의 개편을 단행키로 하고 임시편찬 위원회를 조직했을 뿐만 아니라 광주 살레시오 고등학교에서 사용 중인 「신앙의 여명」이라는 교본을 실험교재로 채택함과 아울러 10개 시범학교를 선정하여 교육을 실시키로 한 바 있으며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전국 가톨릭계학교 종교교사 세미나를 개최하여 보다 효율적인 교수법과 현행교본의 맹점과 보완책 등을 모색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 2월에도 10개 시범학교 종교교사들이 모여 연수를 개최하고 시범 교재의 내용 및 지도방법 등을 연구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한 일들은 교회나 가톨릭계 학교의 고유한 사명을위해서. 그리고 교회의 희망인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매우 유익한 일이라고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그 성과를 크게 기대해 마지않는다.
그러나 더욱 요망하고자 하는 바는 우선 첫 단계이기는 하지만 교재의 편찬이나 개편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모든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하느님의 참된 자녀가 되게 하고 그리스도적인 인간이 되어 구원의 길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가를 위해 복음정신에 충만한 학교공동체의 분위기 조성. 그리스도교적인 교육을 위한 교학운영의 개선 종교교사의 확보와 자질향상 교재 교구의 제작 활용. 교육방법의 개선. 복음적인 생활지도 지속적인 영성관리 전학생의 신자화 등에 이르기까지도 개선책이 마련되어 추진되기를 바라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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