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산천에 가득 찬 초목들이 새 생명을 회복하여 새싹을 맺고 새 꽃을 피우는 4월의 계절에 우리는 다시 기쁨의 復活節을 맞이했다. 회개와 보속과 희사의 40일을 지나고 기쁨에 찬 부활을 맞이하니 모든 크리스찬에게는 가장 큰 축하의 날이다.
교회의 4대 축일 가운데도 부활이 으뜸가는 축일임은 우리 신앙의 근원이 그리스도의 부활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교국인 구미 여러 나라에서는 부활절의 휴가가 전 국민적으로 공인되리 만큼 축제기풍도 대단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은 전교 지방에서는 부활 축일에 대한 일반국민의 관심은 말할 것도 없고 그리스도교 신자들 사이에도 부활에 대한 참 기쁨과 축하의 심정이 그다지 절실한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결국「우리는 주의 죽으심을 전하며 주의 부활하심을 굳세게 믿나이다.」고 고백하면서도 실상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신앙이 미숙한데서 基因되는 것이 아닌가 사료된다. 이 기회에 우리는 다시 한 번 부활에 대한 살아있는 신앙의 자세를 반성해볼 필요가 있겠다. 원래 크리스찬이라면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즉 그리스도의 행한 길을 따라 실천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또 그것은 곧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길을 따라 살아야하는 것이다. 그리스도는 그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하느님과 인류와의 화해와 하느님 안에서의 인간과 인간과의 화해를 이룩하는 구원의 길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믿는 그 백성들은 마땅히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큰 신비를 실제를 삶으로써 하느님과의 일치와 하느님 안에서의 형제와의 일치를 성취하는 구원의 성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또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함을 뜻한다.(로마6 ㆍ4~6) 그런데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서로 분리할 수 없는 연관적 사실이기 때문에 이를 별도로 다룰 문제가 아님은 물론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부활의 부문에 한해서만 고찰해보고자 한다. 우리가「부활을 굳세게 믿는다.」는 것은 우리의 신앙적 실생활에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그 부활의 史實을 문자 그대로 확신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자신의 장래의 부활을 굳게 믿는 것과 부활한 그리스도는 새로운 영으로서 우리 안에 현존한다는 것을 믿는 것은 물론이고 특별히 성령이 우리 안에서 역사함을 확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일이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의 결과로서 성령의 강림이 있었고 또 성령은 그리스도의 남기신 사명을 전적으로 맡으셨기 때문에 성령이 역사를 확신하고 체험하는 것이 곧 부활을 실존적으로 확신하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부활을 투철하게 믿는 것은 또한 우리 안에 이미 부활의 싹이 시작 되고 있다는 것도 믿을 수 있게 된다. (로마8 ㆍ11)
둘째로. 부활한 그리스도는 새로운 생명의 영으로 변하였으므로 우리는 그 새로운 생명에 참여하는 삶을 살아야한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이 화해와 일치를 이룩한 생명력이 된 것같이 우리자신이 통일된 생활. 즉 이웃과의 일치와 자기자신안의 통일된 생활을(생각과 말과 행동의 일치) 영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새로운 생명을 받은 우리는 새로운 창조적 생활을 시도해야한다. 마치 인체의 세포조직이 신진대사를 하면서 새로운 조직이 창조 되는 것처럼 항상 날마다 묵은 생각. 묵은 생활에서 죽고 새로운 사고방식과 새로운 생활양식을 창조하여 그리스도의 새로운 천지창조에 참여해야한다.
셋째로. 부활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길이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모든 인류를 죽음과 죄와 억압(부자유)에서 해방시켜 궁극목적인 하느님의 나라에 도달케 하는 구원의 완성에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부활의 증인이 된다는 것은 이 세상 사람들이 온갖 죄와 영원한 죽음과 모든 비인간적 억압에서 이를 해방 하는데 헌신하고 더욱 건설적으로 진리와 정의와 평화와 사랑 등 하느님나라의 가치요소가 이룩되도록 자기를 버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투신하는 순교자적 자세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위의 세 가지 차원의 의의를 반성하면서 다만 말만의. 감상만의 부활 축하보다도 실제적인 부활을 생활화하는 반성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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