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구유 앞에 2백개의 까만 눈동자들이 모였다. 아직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제일 작은 꼬마가 고사리 같은 두 손을 모으고『예수님! 고마운 엄마 아빠들이 따뜻한 이불을 사주었읍니다. 예수님도 착한 어린이가 되면 사줄 것입니다』라는 기도소리에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아마도 예수님이 자기처럼 장난꾸러기인 줄 아는 꼬마! 12월 중순 경이었다. 믿음직한 아빠 엄마들이 찾아왔다. 중앙본당 허 신부님의 한 말씀이. 바로 그리스도의 대리자의 한마디가 우리 성 프란치스꼬의 집들에게 뜨거운 사랑으로 찾아오게 한 것입니다. 근 20년 동안 시멘트 바닥위에 댕가란히 놓인 군용침대위에 조각조각 이어 만든 얼룩이불 몇 조각을. 예쁘고 따뜻하게 감쌀 수 있는 조각이불로 감싸주신 고마움…은 가족이 구유 앞에 머리 숙였고 꼬마들의 기도소리가 낭낭하게 복도에 울려 퍼지고 있다.
허성 신부님이 초량성당에 계실 때 부산시 아동상담소 직원이 각 성당을 대상으로 우리아이들과 국내결연을 추진할 때 몇몇 성당이 외면했으나 다행히 허성 신부님만이 아이 1명과 결연을 해주셨다. 어느 분인지 만나 뵙지도 못하다가 중앙성당 본당신부님이 되셔서야 뒤늦은 인사를 드린 것이 또다시 이렇게 뜨거운 사랑의 손길을 이어 주실 줄 몰랐다. 한 번도 신자들에게서 이런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 던 지난날의 외로움이 감격의 눈물로 솟구침을 금할 수 없었다.
외롭던 까만 눈동자들에게 행복한 미소를 담아주었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포근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셨음을 마음껏 감사하며 외치고 싶다. 이분들에게서 그리스도의 마음과 음성을 들었다. 『이이들 학비는? 의복은?』어느 성직자도 수도자도 신자에게서도 아직 들어보지 못했던 음성이었다.
이렇게 관심 있는 신자들이 있는 한 우린 외롭지 않기에 지면을 통해 감사의 정을 전하는 바입니다. 전 중앙본당 허성 신부님과 사랑을 베풀어 주신 신자 여러분. 우리 1백 명 아이들과 함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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